엔비디아, UAE AI칩 공급 무산 위기…안보보좌관 "대안 마련 중"

2025.09.01 10:40:31

초대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UAE', AI 칩 확보가 성공 관건
대중 기술 유출 우려로 협상 지연…첨단 인프라 구축 의지 강화

[더구루=정예린 기자] 아랍에미리트(UAE)가 미국 정부의 우려로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 공급 무산 위기에 놓이자 거래 성사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의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제안 패키지를 준비하는 한편, 합의가 최종 무산될 경우 협력할 수 있는 다른 칩 공급업체를 고려하는 이중 전략을 가동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안정적으로 반도체를 조달해 당국이 추진하는 첨단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셰이크 타눈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미국의 결정에 대해 신중한 대응을 유지하면서도 협상을 재가동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과 UAE는 올해부터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을 연간 50만 개 수입하는 예비 합의를 맺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중동 3개국 순방 중 UAE 방문 당시 직접 지지를 밝히며 속도가 붙는 듯했지만, 미 상무부가 칩의 중국 유출 가능성을 문제 삼고 승인 절차를 보류해 상황이 급변했다. 합의가 법적 구속력을 갖지 못한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UAE 정부가 대안을 모색하는 것은 미국의 정치·안보 환경과 직결된다. 일부 미 의회 인사들과 행정부 관계자들은 UAE 내 주요 기업들의 과거 중국 연계 전력과 직접 수출 구조를 여전히 의심, 엔비디아의 AI 칩이 제3국을 통해 중국에 흘러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UAE는 이미 중국과의 관계를 정리했다고 강조하며 양국 간 합의가 모두에 이익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 행정부가 합의 실행을 주저하는 사이 중국 기업 화웨이가 중동 시장에서 AI 칩 공급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만약 미국과의 협력이 좌초될 경우 UAE가 화웨이와 같은 중국 기업을 대안으로 지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UAE가 AI 칩 도입을 절실히 추진하는 배경에는 초대형 국가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 UAE'가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5월 아부다비에 조성되는 이 프로젝트에 차세대 '그레이스 블랙웰(GB300)' 시스템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초기 단계부터 엔비디아 칩 투입이 예정돼 있으나, 미국의 수출 승인 보류가 장기화될 경우 프로젝트 진행 속도와 운영 규모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스타게이트는 UAE 투자청이 설립한 AI기업 'G42'가 구축을 맡고 오픈AI와 오라클이 운영을 담당하며, 시스코와 소프트뱅크가 보안 및 전략 파트너로 참여하는 글로벌 협력 구상이다. 1GW급 AI 컴퓨팅 클러스터로 내년 첫 가동을 목표로 한다.장기적으로는 약 26㎢ 부지에 5GW급 서버 용량을 갖춘 세계 최대급 인공지능 캠퍼스로 확대될 계획이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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