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특허관리전문회사(NPE)로부터 대규모 반도체 특허 포트폴리오에 대한 사용권을 확보했다. 인텔이 보유했던 핵심 특허권을 기반으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특허 분쟁 리스크를 사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IP밸류매니지먼트(IPValue Management, 이하 IP밸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IP밸류 계열사 타호리서치(Tahoe Research)가 보유한 인텔 특허에 대한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해당 특허 포트폴리오에는 마이크로프로세서, 로직, 메모리, 제조 공정, 패키징 등 반도체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기술이 포함돼 있다.
타호리서치는 지난 인텔로부터 약 5000건의 반도체 특허를 일괄 인수했다. 인텔은 당시 수익성 제고와 IP 자산 구조 재편을 위해 최신 핵심 사업과 직접 연관되지 않은 특허를 IP밸류 측에 매각했고, IP밸류는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라이선싱 사업을 본격화해왔다. <본보 2022년 8월 12일 참고 인텔, 美 IP밸류매니지먼트와 계약…특허 수익화 나서>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자는 인텔의 연구개발(R&D) 자산이 집약된 반도체 특허 포트폴리오에 안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제품 개발과 생산 과정에서의 특허 분쟁 리스크를 줄이고, 차세대 기술 확보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에도 IP밸류의 또 다른 계열사 말린반도체(Marlin Semiconductor Limited)와 별도의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말린 반도체는 지난 2021년 대만 UMC로부터 메모리, 로직, 패키징 분야 미국 특허 480여 건을 인수한 법인이다. <본보 2025년 5월 23일 참고 삼성전자, 아일랜드 '특허 공룡' IP밸류 반도체 포트폴리오 라이선스 획득>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IP밸류와의 연속적인 협약을 통해 미·중 기술 패권 경쟁, NPE의 특허 공격 등 글로벌 IP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AI, 고성능 컴퓨팅(HPC), 첨단 패키징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전략적 특허 확보는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는 핵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2001년 설립된 IP밸류는 현재 1만2000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관리하고 있다. 자회사 타호리서치와 말린반도체를 비롯한 다양한 계열사를 통해 기술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라이선싱 및 상업화 사업을 전개 중이다.
키스 윌슨(Keith Wilson) IP밸류 파트너십 및 인수 담당 부사장은 "이번 계약은 방대하고 가치 있는 특허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복잡한 라이선싱 프로그램을 관리하고,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존경받는 기업들과 라이선스 계약을 협상하는 IP밸류의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한다"며 "앞으로도 혁신가들에게는 수익을, 라이선스 취득자들에게는 의미 있는 운영의 자유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