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크래프톤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외교부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의 대표 국가인 인도 현지 사업 현안 문제 해결에 머리를 맞댔다. 인도 진출 기업들의 생생한 현장 목소리를 전하고, 인허가와 관세 등 현지 사업의 장애 요소인 주요 이슈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16일 김상훈 아시아태평양국장 주재로 '인도 진출 우리 기업 지원방안'에 대한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크래프톤, 롯데웰푸드, HD현대건설기계, 효성티앤씨, 미래에셋증권, SD바이오센서, 심텍 등 9개 기업 실무진이 참석했다.
참석 기업들은 인도 내 활동 현황과 현지 진출 여건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복잡한 인허가와 폐수 처리 이슈 등 현장에서 겪는 생생한 고충과 해결 방안에 대한 정보를 기업간 자유롭게 공유했으며, 인도와 주요국의 외교 동향을 파악할 시간을 가졌다.
또한 현지 애로 사항을 전달하고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인허가와 관세 대응 △코로나19 줄어든 직항 항공편의 확대 △연방·지방 정부와의 소통 지원 등을 주문했다.
김 국장은 이날 "인도는 세계 1위의 인구 대국이자 연 6% 이상 성장하고 있는 경제 대국으로서 우리 외교와 경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며 "우리 정부가 인도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인도는 14억 인구를 보유한 거대 소비 시장으로 신흥 시장으로 주목받는 곳이다. 현재 500여 개 기업이 진출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대(對)인도 누적 투자액은 작년 6월까지 84억 달러(약 12조원)에 달한다. 약 77%가 제조업 에 집중돼 있다.
삼성전자는 1995년 인도에 처음 진출해 수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와 스리페룸부두르에서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연구개발(R&D)센터와 삼성반도체인도연구소(SSIR), 디자인센터 등도 보유하며 약 1만8000명의 직원을 뒀다. 현대차그룹은 첸나이 현대차 1·2공장, 아난타푸르 기아 공장을 통해 연간 150만 대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IIT 델리, IIT 봄베이, IIT 마드라스 등 최상위 3개 대학과 '현대 혁신센터'를 설립하고, 올해부터 5년간 약 100억원을 들여 배터리·전동화 관련 연구를 공동 수행할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2020년 인도 법인을 세우고 이듬해 대표 게임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이하 BGMI)'를 출시했다. 1억8000만 명에 달하는 게임 이용자를 확보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달에는 인도 모바일 게임 개발사인 '노틸러스 모바일'을 1375만 달러(약 200억원)에 인수하며 현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연간 생산량 1만9000톤(t) 규모의 스판덱스 공장을 준공해 2019년부터 가동해왔으며, HD현대건설기계는 2030년까지 인도 건설기계 시장점유율 1위를 목표로 푸네 공장 가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