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화 방산 수장들이 미국 '해양항공우주 전시회(Sea Air Space 2025)'에 총출동했다. 미군 핵심 간부들과 네트워킹을 쌓고 '해군력 부활'을 위해 조선업을 재건하려는 미국 정부를 지원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함정 시장에서 수주 기회를 얻고자 미국에 공을 들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클 쿨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해외사업 총괄 대표이사와 로저 캠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한화디펜스USA) 시니어 디렉터, 데이비드 김 한화 필리조선소 대표는 지난 6~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SAS 2025'에 참석했다. 미군 인사를 비롯해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교류하고 방산 계열사 간 시너지를 모색했다.
1965년 시작된 SAS는 북미 지역 최대 규모의 해양 방산 분야 전시회다. 전 세계 57개국에서 군·국방 산업 관계자들이 모여 최신 기술과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다. 올해 행사에는 해군의 무기 조달과 예산 등을 책임지는 존 펠란 해군성 장관과 미국 해병대사령관 에릭 스미스 해병 대장 등 군 고위 인사들부터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 BAE시스템즈 등 글로벌 방산 기업 400개 이상이 참석했다.
한화는 이번 행사에서 패널 토론에 참여했다. 로저 캠프 시니어 디렉터는 지난 8일 '해양 인프라 재정비 : 현대 해군 수요 충족(Revitalizing Shore Infrastructure: Meeting Modern Naval Demands)'이라는 주제의 패널 토론에 토론자로 연단에 섰다. 해군의 전투력 강화를 위해 조선소를 현대화하고 관련 인프라를 확충할 방안을 논의했다.
캠프 시니어 디렉터는 이 자리에서 "한화는 미국의 조선소와 해안 인프라 발전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특히 한화 필리조선소 등과 함께 미 정부와 협업하며 조선업 및 해양방산 분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패널 토론 후원에도 나섰다. 한화디펜스USA는 8일 진행된 '글로벌 분쟁 작전 지속 능력 확보(Sustaining Global Contested Operations)'라는 주제의 패널 토론을, 한화 필리조선소는 같은 날 '산업 리더십 : 혁신, 투자, 그리고 기회(Industrial Leadership: Innovation, Investments and Opportunity)'라는 주제의 패널 토론을 지원했다.
미국에서 한화의 적극적인 행보는 현지 방산 시장에 진입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체셔, 뉴잉턴, 글래스톤베리, 이스트윈저 등 4곳에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항공기 회전체와 고정체, 레이저 가공, 공구 제조 사업 등을 맡으며 그동안 항공 엔진 사업에 힘을 줬었는데, 최근 군함으로 사업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군함 사업에 협력할 뜻을 밝히면서 한화에서도 이에 대응해 수주 준비에 돌입했다. 작년 말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조선소를 인수해 미 해군용 군함 기지로 키우고 있으며, 미 해군 연암 전투함 건조로 이름을 알린 호주 조선·방위산업 업체인 오스탈의 지분 9.9%를 매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