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도, 메가 해양 프로젝트 앞두고 HD현대重·삼성重·한화오션에 협력 제안

2024.12.05 11:16:23

티케이 라마찬드란 항만해운수로부 차관, HD현대重·삼성중공업·한화오션 조선소 방문
최소 1000척 건조 위해 인도 조선소 육성에 협력

 

[더구루=오소영 기자] 인도 항만해운수로부 대표단이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경영진과 잇달아 회동했다. 최소 1000척 신조를 추진하면서 조선 강국인 한국과 기술 이전부터 금융 지원까지 이르는 협력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했다. 내년 3월 사르바난다 소노월(Sarbananda Sonowal) 항만해운수로부 장관이 직접 방한해 조선 3사와 협력 방안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인도 이코노믹타임즈인프라 등 외신에 따르면 쉬리 티케이 라마찬드란(Sh. T K Ramachandran) 인도 항만해운수로부 차관은 지난달 29일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 이어 지난 2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를 둘러봤다. 이튿날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찾아 조민수 조선사업대표를 접견했다.

 

이번 대표단에는 쉬리 알 락슈마난(Sh. R. Lakshmanan) 항만해운수로부 차관보와 마두 나이르(Madhu Nair) 인도 코친조선소 최고경영자(CEO)와 비네쉬 쿠마르 티아기(Binesh Kumar Tyagi) 인도 국영선사 SCI 회장 등이 동행했다. 

 

인도 대표단은 한국의 선박 건조 역량을 눈으로 확인하고 기술 협력과 투자를 논의했다. 인도는 세계에서 16번째로 큰 해양 국가다. 해상 무역은 인도의 전체 무역에서 물량 기준 95%, 금액 기준 70%를 차지한다. 해상 무역의 중요성은 크지만 해외 의존도가 크다. 인도 기업들은 2019-2020회계연도 화물 운송에 850억 달러(약 120조원)를 지출했고, 해외 선박 용선료로 750억 달러(약 110조원)를 지불했다. 수출입 증가로 2047년까지 4000억 달러(약 570조원)를 쓸 것으로 전망되면서 해외 지출을 낮추려는 니즈도 커졌다. 

 

인도 정부는 최소 10년 동안 1000척의 선대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2047년까지 외국 선사의 운임 비용을 3분의 1로 줄인다는 포부다. <본보 2024년 6월 10일 참고 인도, '정부 주도' 신규 해운 회사 설립...10년간 '최소 1000척' 선대 확충>

 

인도는 유조선과 가스운반선, 컨테이너선, 건화물선 등 약 1500척을 보유하고 있다. 추가로 1000척 확보를 추진하며 대규모 발주가 예상되지만 인도 조선소들의 역량은 부족하다. 인도는 중앙 정부 산하 6개, 주정부 산하 2개, 민영 기업 산하 20개 등 총 28개의 조선소가 있다. 이들은 중소형 선박을 주로 건조한다. 초대형 원유운반선과 케이프사이즈(8만DWT 이상) 벌크선, 수에즈막스(13만~15만DWT) 유조선, 대형·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경험이 없다.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FSRU), 자동차 운반선과 같은 특수 선박 기술도 부족하다. 

 

인도는 자국 조선소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세계 조선 시장에서 1% 미만에 그치는 점유율을 높여 2030년까지 상위 10위, 2047년까지 5위권에 든다는 계획이다. 항만해운수로부는 10년간 보조금 지급과 해양클러스터 3개 설립 등 주요 정책의 승인을 요청했다. 

 

자체적인 노력에 더해 한국과 같은 조선 강국과 협력을 꾀하고 있다. 티케이 라마찬드라 차관은 지난 9월 현지 매체를 통해 "선박 건조·유지보수 클러스터를 설립하고자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투자·기술 이전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7월 4일 항만해운수로부 주재 회의에 참석했었다. 10월에는 한국수출입은행이 인도를 방문해 해운·조선 분야 협력을 검토했었다. 밀도있는 협상을 바탕으로 양국은 특수 선박 건조 기술 이전부터 조선소 스마트·디지털화 지원, 교육 제공 등 다양한 협력을 구상 중이다. 우리나라 금융기관이 인도 조선소 인프라 개발에 대출을 지원할 가능성도 있다. 내년 3월 사르바난다 소노월 항만해운수로부 장관의 방한으로 세부 협력을 협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조선사들은 인도 시장에 노크해왔다. HD현대중공업은 2017년 인도 스완에너지의 자회사 트라이엄프오프쇼로부터 2600억원 규모 FSRU 1척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07년 인도 노이다에 설계법인을 세웠다. 올해 해양플랜트 설계를 담당하는 인도법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노이다로 옮기고 노이다를 핵심 거점으로 키웠다.

 

지난 2015년에는 HD현대,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모두 인도 국영가스 회사 게일(GAIL)이 발주하는 1조원 규모의 LNG 운반선 9척 건조 입찰에 참여한 바 있다. 게일이 신조에서 용선으로 방향성을 틀며 사업이 무산됐었다. 


 

오소영 기자 osy@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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