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기아가 지난해 일본 미쓰비시를 제치고 호주 판매 '톱3'에 올랐다. 특히 호주 시장 진출 최초로 현대자동차 연간 판매량을 넘어섰다. 현대차는 5위에 이름을 올렸다.
12일 호주연방자동차산업협회(FCAI)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해 호주 시장에서 총 7만8330대를 판매, 점유율 7.2%로 3위를 기록했다. 현지 맞춤형 전략을 토대로 10년간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낸 결과다. 앞서 기아는 지난 2013년 2만9778대를 시작으로 2021년 6만7964대까지 판매량을 늘린 바 있다.
특히 브랜드 전용 전기차 모델 'EV6'가 지난해 11월 호주 유력 자동차 매체인 '카세일즈' 주관 '2022 카세일즈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현지에서 호평을 받으며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를 크게 상승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카세일즈는 호주의 자동차 리서치 업체이자 차량 거래 플랫폼으로, 매년 호주에 출시된 신차를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해 최종 올해의 차를 선정한다.
1위는 일본 토요타가 차지했다. 전년 대비 3.3% 증가한 23만1050대를 판매, 20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점유율은 21.3%에 달했다. 마쓰다는 전년 대비 5.3% 감소한 9만5718대를 판매, 점유율 8.9%로 2위를 기록했다.
기아에 이어 미쓰비시는 7만6991대(7.1%)로 4위, 현대차는 7만3345대(6.8%)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장기간 현지 판매량 감소세가 계속되며 호주 시장 최초로 기아에 연간 판매량 역전을 허용했다. 현대차는 지난 2013년 9만7006대에서 2021년 7만2872대까지 판매량이 하락한 바 있다.
특히 중국 MG가 눈에 띈다. MG는 전년 대비 27.1% 두 자릿수 급증한 4만9582대(4.6%)로 미국 포드(6만6628대·6.2%)에 이어 7위에 이름을 올렸다. 브랜드 인기 SUV 모델 'MG ZS'를 앞세워 지난 2020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호주 시장 철수를 결정하면서 발생한 수요 공백을 빠르게 메우며 점유율을 높인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만해도 호주 운전자들 사이에서 중국차는 잔존가치가 형편 없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그러나 지난 2006년 상하이자동차가 영국 브랜드인 MG를 인수하고 브랜드명을 재정비하면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현지 베스트셀링카는 토요타 하이럭스가 차지했다. 같은해 총 6만4391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어 포드 레인저가 4만7479대로 2위, 토요타 RAV4와 미쓰비시 트리톤은 각각 3만4845대와 2만7436대로 3위와 4위에 올랐다. 마쓰다 C-X5는 2만7062대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기아는 호주 전기차 시장 공략을 토대로 현지 판매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호주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 브랜드가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를 앞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