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하이텍 '하이드로센터' 청사진 윤곽…국내서 해외로

2022.10.05 12:08:20

해외 하이드로센터 가동 시점 2026~2027년 예상 
아시아 내 제3 장소 혹은 군산에 추가 하이드로센터 설립 예정 
美 IRA 따라 하이드로센터 투자 속도 조절

[더구루=정예린 기자]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 성일하이텍이 또 한번의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다. 빠른 시일 내 북미와 유럽에 2차전지 소재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추가 증설도 검토,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 

 

성일하이텍은 지난달 30일 더구루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북미와 유럽에 각각 '유로·US하이드로센터(가칭)'를 설립하기 위해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2026~2027년께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도 추진한다. 

 

신공장이 완공되면 성일하이텍이 처음으로 해외에 설립하는 하이드로센터가 된다. 기존에는 배터리 공급망이 한국 등 동아시아에 집중돼 있어 국내에만 있었다. 전북 군산에 하이드로센터 제 1·2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지난달 제 3공장 건설에도 착수했다. 북미와 유럽에 거점을 마련하는 고객사들이 늘어나는 등 현지 시장 중요성이 커지면서 성일하이텍도 동반 진출하기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 

 

북미의 경우 최근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의 전기차 배터리 관련 세부 내용 확정안에 따라 투자 속도를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IRA는 내년부터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에 일정 비율 북미 혹은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제조되거나 북미에서 재활용된 광물을 사용해야 한다는 요건을 적용한다. 연내 세부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소재 원산지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양극재와 전구체 업체들이 전략을 수정하고 있어 성일하이텍도 여러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한다. 현재로서는 투자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IRA에 소재까지 '메이드 인 USA'를 요구할 것이라 판단하고 현지 하이드로센터 건설을 위한 부지 선정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북미와 유럽 외 한국이 아닌 아시아 제 3의 장소 혹은 군산에 추가 하이드로센터를 건설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배터리 시장 확대에 힘입어 처리·생산해야 할 물량이 늘어나면 군산에 있는 3개 공장만으로 소화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과 중국 배터리 공급망 내 핵심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는 인도네시아가 유력 후보 국가로 거론된다. 

 

염광현 성일하이텍 전략사업팀 이사는 "아시아는 중요한 시장으로, 아직까지 E-모빌리티 시장이 성숙하지 않아 폐배터리와 배터리 생산 중에 발생하는 셀스크랩 양이 많지 않으나 언젠간 가야할 길"이라며 "지금까지는 군산에서 충분히 소화되는 수준이지만 향후 인도네시아 등에서 스크랩 양이 늘어나 리사이클링파크가 확대된다면 아시아 내 제 3의 장소 혹은 군산에 추가 하이드로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이드로센터 건설에는 대규모 투자금이 필요한 만큼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숙제로 남았다. 군산 하이드로센터 제 3공장 기준 약 2200억원이 투입된다. 약 200억원 규모의 리사이클링파크 투자금보다 10배 가량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파트너사와의 합작사 설립 등 다양한 형태의 자금 조달 방식을 검토할 계획이다. 

 

성일하이텍은 리사이클링파크에서 폐배터리와 배터리 생산 중에 발생하는 셀스크랩을 수거한 뒤 방전·파쇄해 블랙파우더를 추출한다. 블랙파우더는 하이드로센터로 보내져 습식 제련 과정을 통해 고순도 배터리 소재를 침출·여과해 생산한다.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구리 등 배터리 5대 핵심 소재를 모두 취급한다. 

 

염광현 이사는 성일하이텍이 생산한 소재의 품질과 판매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재활용 소재라고 하면 퀄리티를 낮게 만들어 싸게 파는 것 아니냐는 편견을 가지고 있지만 성일하이텍 제품은 실제 광석에서 추출된 소재와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며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비엠, 삼성물산, 중웨이구펀(CNGR), 스미모토 등 글로벌 5대 양극재·전구체 업체를 파트너사로 두고 있어 판매에도 문제 없다"고 강조했다. 

 

염 이사는 "기존에는 동아시아 지역을 위주로 배터리 풀서플라이체인이 형성돼 있어 국내에서 모두 처리를 해왔지만 물량이 확대됨에 따라 추가 건설을 고려중"이라며 "각국 규제가 아니어도 산업이 확대되면 현지에서 발생하는 블랙파우더를 다 한국으로 가져오기 어렵기 때문에 현지 하이드로센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IRA 법안 지침에서 재활용까지만 '메이드 인 USA'를 내세운다면 저희는 조지아주와 인디애나주 리사이클링파크를 통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며 "소재까지 확대될 경우 US하이드로센터가 빨리 설립돼야 하기 때문에 내부에서는 이에 맞춰 속도를 내야한다고 보고 부지 선정을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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