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캐나다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몰려 있는 북미에 새로운 생산거점을 마련, 기존 고객사와 동맹을 공고히 하는 한편 신규 수주를 위한 총력전을 펼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20억 달러(약 2조3540억원) 규모 배터리 제조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당국과 사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캐나다 신규 공장 건설은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대 전략의 일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에서 오는 2024년까지 북미 지역에만 5조6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규 생산거점을 세우고 OEM과 신규 합작법인을 설립, 55GWh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한다.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과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생산능력도 끌어올린다.
오는 2025년까지 북미에서 총 16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마련할 방침이다. 미국·캐나다·멕시코 신북미자유협정(USMCA) 발효 전에 현지 공장을 가동, 무관세 혜택을 받아 경쟁 우위를 점한다는 복안이다.
GM과의 추가 협력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GM은 온타리오주 잉거솔에 조립 공장을 두고 있다. 이 곳에서 전기 상용차 '브라이트드롭 EV600'을 제조한다. GM이 전기차 배터리 공장 증설도 적극 추진하고 있어 LG에너지솔루션의 역할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얼티엄셀즈를 통해 오하이오주 로즈타운과 테네시주 스프링힐에 제 1·2합작공장을 세운다. 두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을 80GWh까지 늘린다.
온타리오주는 북미 내 새로운 전기차 거점 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주정부의 적극적인 러브콜과 지원에 힘입어 GM을 비롯해 포드, 스텔란티스 등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대거 진출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는 지난 10월 북미 지역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연간 40GWh 규모 전기차 배터리셀, 모듈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을 세운다. 공장 부지는 북미 내 여러 후보지를 놓고 검토 중이며 내년 2분기 착공, 오는 2024년 1분기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현지 공장 건설도 북미 내 제조시설을 늘리려는 LG에너지솔루션과 전기차 사업에 힘을 실으려는 온타리오주 주정부 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온타리오주와 LG그룹은 지난 7월 주정부가 LG전자의 인공지능(AI) 연구개발 컨소시엄에 5년 간 30억원의 지원을 약속하면서 인연을 맺은 바 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내달 기업공개(IPO)를 통해 신공장 설립 자금을 마련한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25만7000원~30만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를 통해 10조2000억원을 조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