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재에 북미 장비 제조사 '쑥쑥'

4월 청구액 34.1억 달러…5개월 연속 증가
미세공정 관련 장비 개발 경쟁 치열

 

[더구루=오소영 기자] 반도체 설비 투자가 활발해지며 북미 장비 제조사들의 청구액도 5개월 연속 증가했다. 내년까지 반도체 장비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 확보가 과제로 부상했다.

 

13일 코트라 실리콘밸리무역관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북미 반도체 장비 업체의 청구액은 지난 4월 34억1000만 달러(약 3조7800억원)를 기록해 전월보다 4.1%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무려 49.5% 증가했다.

 

아짓 마노차 SEMI 최고경영자(CEO)는 "다양한 엔드마켓 부문에서 반도체 수요의 가속화에 부응하고자 노력하면서 4월 거래량이 크게 성장했다"며 "5개월 연속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장비 회사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데이터 센터와 전기차, 5세대(5G) 이동통신 등이 확산되고 반도체 칩 수요가 폭증하며 설비 투자가 증가해서다. SEMI는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팹에서 장비에 지출하는 금액이 올해 740억 달러(약 82조원), 내년 830억 달러(약 9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을 주름잡는 미국 업체들에게는 호재다. 시장조사기관 VLSI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의 상위 10대 기업 중 5곳이 미국 회사였다. 특히 지난해 매출 1위였던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삭각과 이온 주입, 열처리, 증착 등 전 공정에서 대부분 필요한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미국 업체들은 극미세 첨단 기술이 사용되는 장비 개발에 속도를 내며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반도체 소자의 고집적화와 미세화를 추구하며 차세대 장비 개발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주목을 받는 기술은 극자외선(EUV)과 건식 레지스트 기술이다. EUV는 기존 불화아르곤(ArF) 빛보다 파장의 길이가 14분의 1가량 짧아 정교하고 미세한 회로를 찍어낼 수 있다. 건식 레지스트는 증착 공정을 이용해 포토레지스트 박막을 만들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해당 분야에서는 미국 램 리서치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 반도체 장비 시장을 선도하며 국내 소부장 사업 육성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실리콘밸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자국 중심으로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되고 주요 반도체 제조사 설비 투자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어 국내 반도체·소부장 기업에게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기술 기반을 다지고 수요처 다변화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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