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워싱턴 본부 개보수 사업의 관리 부실을 이유로 제롬 파월 전 연준 의장의 이사직 사임을 요구했다. 파월 전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여전히 투표권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그가 물러나야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가 반영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연준 워싱턴 본부 리모델링 사업의 관리가 부실했다는 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이것은 제롬 파월의 잘못이며 그는 즉각 사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파월 전 의장이 물러나지 않을 경우 정부가 부패 또는 무능을 이유로 법적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며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에게 감찰 보고서를 검토해 후속 조치 여부를 판단하도록 요청했다"고 전했다.
연준 감찰관실(OIG)은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워싱턴 본부 건물 리모델링 사업을 조사한 결과, 법무장관에게 형사 사건으로 넘길 만한 연방법 위반의 합리적 근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행정상 비위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다만 "연준 이사회가 공사가 상당히 진행된 뒤에도 총사업비 추정치를 확보하지 않았고, 최대 보장 가격도 설정하지 않은 것을 비롯해 여러 가지 잘못된 조치를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감찰관실에 따르면 관련 건설 비용은 2020년 예산상 9억2100만 달러(약 1조2500억원)에서 2024년 20억1800만 달러(약 2조7500억원)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전체 사업비는 약 24억 달러(약 3조2700억원) 규모로 불어났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보고서에서 "감찰관실의 권고 사항을 이행할 것"이라며 "연준이 지금까지 집행한 모든 비용을 면밀히 검토하기 위해 독립적인 외부 감사인을 선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보고서는 연준을 재편하려는 백악관의 지속적인 압박을 부각시킨다"며 "연준을 통제하려는 트럼프의 열망만큼이나 파월에 대한 불만이 끝이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트럼프의 끊임없는 압박 속에서도 입법부와 사법부가 연준의 독립성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준비법은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면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연준 리모델링 사업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와 파월 당시 의장 사이의 갈등을 키운 사안이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은 "연준이 호화로운 설계로 예산을 낭비했다"고 비판했고 법무부는 파월 전 의장을 상대로 수사를 벌였다.
하지만 워싱턴DC 연방검찰은 지난 4월 해당 수사를 종결했다. 이번 감찰관 조사에서도 형사법 위반이나 행정상 비위가 발견되지 않으면서 파월 전 의장에 대한 형사 책임 문제는 일단락될 가능성이 커졌다.
파월 전 의장은 연준 의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금리 인하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그는 지난 5월 의장 임기가 끝난 뒤에도 연준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그의 이사 임기는 2028년 1월까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