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SK텔레콤이 차세대 통신 기술로 주목받는 인공지능 기반 무선접속망(AI-RAN) 사업에서 초기 5G 시대의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술 고도화 자체에 매몰되기보다 실제 서비스 수요와 수익성을 먼저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0일 미국계 통신·무선통신 전문 매체 RCR Wireless News에 따르면 김동욱 SK텔레콤 6G개발팀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열린 'Intelligent RAN Forum' 패널 토론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지능형 RAN 아키텍처와 교훈'을 주제로 열린 세션에서 김 팀장은 가상화 기지국(vRAN)에서 AI 네이티브 RAN으로 전환하기 위한 아키텍처 변화와 데이터 전략, AI 추론 및 에너지 효율 등의 과제를 논의했다.
특히 김 팀장은 AI-RAN에서도 기술 발전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실제 서비스와 사업적 가치를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RAN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적 실패가 아니라 초기 5G 시대의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라며 5G 당시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과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이 기술적으로 발전했음에도 이동통신사업자(MNO)의 유의미한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도화된 네트워크 기능을 실제로 필요로 하는 서비스가 그리 많지 않다"며 "AI-RAN에서는 기술 개발에 앞서 새로운 서비스 가능성을 검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공장 및 물류센터의 △자율주행 로봇 △도심 배송 로봇 △센싱 기반 공간 인식 서비스처럼 연결성과 실시간 AI 추론이 동시에 요구되는 영역에 주목했다. 다만 이들 서비스가 대규모 시장으로 성장해 지속 가능한 사업이 되기까지는 실증적 검증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포럼에서는 AI 네이티브 RAN으로의 전환을 위한 기술적 아키텍처 과제도 논의됐다. AI-RAN은 무선망에 AI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넘어 △무선접속망 애플리케이션(rApp) △기저대역△무선 기능 등 여러 계층에서 아키텍처 변화를 요구한다. 아울러 대규모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수집·학습·추론하는 데이터 전략과 RAN 규모에서 AI 추론을 수행하면서도 전력 소모를 관리하는 에너지 효율 확보가 핵심 과제로 꼽혔다.
AI-RAN은 크게 망 운영을 개선하는 'AI for RAN'과 네트워크가 AI 서비스를 지원하는 'RAN for AI'로 구분된다. 후자와 관련해 스리하라란 아미르탈링암 옵투스(Optus) 네트워크 부문 CTO는 "AI가 에이전트 간 통신 등 새로운 형태의 토큰 기반 트래픽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멀티모달 데이터 처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에 따라 모든 작업을 중앙 GPU 클러스터가 아닌 네트워크 엣지에서 소형 대규모 언어 모델(LLM) 등으로 분산 처리하는 'AI 차익거래(AI arbitrage)' 개념과 새로운 트래픽 엔지니어링이 제시됐다.
마지막으로 SK텔레콤은 AI-RAN 기술이 각사별 독자 시스템으로 고착되는 '사일로(Silo)' 현상을 경계했다. 김 팀장은 "각 회사가 공통된 방향성 없이 각자만의 방식으로 AI-RAN을 개발하는 것이 위험"이라며 "각 장비업체와 통신사가 제각각의 하드웨어 아키텍처를 고수할 경우 개별 개념검증(PoC)은 성공하더라도 전체 네트워크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통된 방향성과 네트워크 전반으로 확장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통신사업자의 평가 기준 역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김 팀장은 "운영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한 주파수 효율이나 기술 성능이 아니라 AI가 운영 비용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며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