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 중국 닝더스다이(CATL)가 지리자동차(Geely) 계열 배터리사 지분을 인수해 독점적 지위를 더욱 강화한다. 대형 배터리 업체가 완성차 자회사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키워 공급망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시장 안정성을 도모한다.
16일 미 경제지 블룸버그(Bloomberg)에 따르면 CATL은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으로부터 지리차 계열의 배터리 제조사인 '충칭 야오닝 신에너지 기술(新能源科技有限公司, Chongqing Yaoning New Energy Technology Co.)'의 지분 인수에 대해 조건 없는 기업결합 승인을 획득했다.
구체적인 인수 지분율과 거래 금액, 지분 이전 일정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중국 당국의 거래 승인으로 완성차업체 지리와 CATL간 생산능력 재편이 가속화된다.
지리차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자체 배터리 공급망을 무리하게 확장하기보다 검증된 1위 업체에 공장을 넘겨 가동 리스크를 줄이고 핵심 전기구동 및 차량 개발에 역량을 집중한다. 지리차는 이미 배터리 자산을 배터리 부문 자회사 '지야오 통싱(Jiyao Tongxing)' 체제로 통합해 자체 공급 체계를 탄탄하게 다져둔 상태이다.
CATL은 충칭 야오닝 신에너지 지분 인수로 건설 중인 배터리 생산시설을 CATL의 거점으로 편입해 공급 효율성을 높인다. 신규 공장 설립 허가가 막힌 상황에서 완공 직전인 지리의 생산 쿼터를 확보해 고객사 인근의 안정적 공급망을 확충,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한다.
2021년 12월 설립된 충칭 야오닝 신에너지는 지리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해왔다. 신에너지 자동차(EV)용 리튬이온 동력 배터리 셀, 모듈, 배터리 팩 제조 및 에너지 저장 기술 서비스를 제공한다. 충칭시 푸링구에 총 85억 위안(약 1조 8440억원)을 투자해 연산 30GWh 규모의 리튬이온 동력 배터리 및 배터리 팩 생산 시설을 건설 중이다. 오는 12월 시제품 생산을, 2027년 1분기 본격적인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인수를 두고 중국 배터리 업계의 과잉 공급과 중복 투자를 억제하려는 중국 당국의 '산업 통폐합' 지지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의 무분별한 배터리 내재화 추진 대신 시장 선두 기업 중심으로 생산 능력을 재편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조치이다.
중국 배터리 시장은 그동안 전기차 보급과 최근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급증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확장해 왔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과잉 공급에 따른 가격 경쟁 심화, 기업 간 양극화, 그리고 해외 시장 진출의 압박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하자 중국 정부는 자국 배터리 산업이 과거 태양광 산업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전방위적 규제와 산업 고도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배터리 셀 생산 라인 전반에 대한 고강도 전수조사에 착수했으며, 이미 계획 단계이거나 공식 착공 전인 신규 제조 프로젝트의 인허가 및 승인을 잠정 보류·중단한다. <본보 2026년 9월 8일자 참고 : 中, '과잉 공급' ESS 프로젝트 승인 잠정 중단으로 '속도 조절'>
또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상위 독과점 기업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를 고도화한다. 경쟁력 없는 기업에 대한 지원을 끊어 자연스러운 인수합병(M&A)과 퇴출을 유도해 산업 생태계를 상위 기업 중심으로 재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