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데이터 플라이휠'로 자율주행 승부수…2029년 '아트리아 AI' 양산

엔비디아 기반 L2+ 오는 2028년 양산… 자체 AI ‘아트리아’로 L2++ 기술 내재화
실도로 데이터 선별 수집·가상 검증 체계 구축… “핵심은 학습 속도 경쟁력”

 

[더구루=김예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체 자율주행 인공지능(AI)인 ‘아트리아 AI(Atria AI)’와 실도로 데이터 선순환 체계인 ‘데이터 플라이휠(Data Flywheel)’을 앞세워 미래 자율주행 기술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 글로벌 양산 역량을 바탕으로 실도로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학습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엔비디아(NVIDIA)와의 협업으로 조기 양산에 나서는 동시에 자체 기술을 고도화하는 ‘투 트랙(Two-Track)’ 전략을 추진한다.

 

13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11일 판교 42dot 본사에서 '2026 HMG 자율주행 미디어 데이'를 개최하고, 차세대 자율주행 전략과 양산 로드맵 및 도심 L2++ 실증 성과를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와 권정현 현대차·기아 자율주행개발센터장(부사장) 등 핵심 경영진과 개발 리더들이 참석해 기술 내재화 및 양산 실행 방안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조기 양산과 자체 기술 내재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투 트랙 전략을 가동한다. 첫 번째 트랙으로 엔비디아 솔루션을 활용해 오는 2028년 상반기 L2+ 양산을 시작하고, 같은 해 하반기 L2++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다. 두 번째 트랙으로는 AVP본부와 포티투닷이 공동 개발하는 End-to-End(E2E) 기반 자체 AI인 아트리아 AI를 고도화해 2029년 하반기 Atria AI 탑재 L2++ 차량을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오는 2029년 하반기 양산 일정은 기술 개발 지연이 아닌 완성도 확보를 위한 전략적 판단이다. 박 사장은 “아트리아 AI는 총력을 다하면 더 일찍 선보일 수도 있지만 지금 서둘러 양산하면 완성도가 떨어진 L2++가 될 수 있다”며 “2028년부터 엔비디아 솔루션 기반 차량을 먼저 양산하면서, 확보된 리소스를 우리의 궁극적 목표인 아트리아 AI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기반 양산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와 노하우는 아트리아 AI 개발에 그대로 재투입된다. 권 부사장은 “엔비디아 솔루션으로 먼저 양산하며 발생하는 문제 대부분이 아트리아 양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며 “그 노하우와 데이터를 아트리아 개발에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내년까지 주행·주차·능동안전 기능을 제품 수준으로 완성하고, 오는 2028년 대규모 엣지 케이스 데이터 확보해 오는 2029년 국내외 안전 인증을 준비한다는 연도별 로드맵도 구체화했다.

 

양산 차량의 센서 체계는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이페리온 10'을 기준으로 하위 차종까지 단계적 표준화를 추진한다. 센서는 △카메라 10개 △전방 레이더 1개 △초음파 센서 12개 적용을 검토하며 차량용 컴퓨터는 엔비디아 오린X(Orin X) 또는 토르(Thor)를 고려하고 있다. 박 사장은 “안전을 위한 센서 리던던시가 중요하므로 향후 레벨 3 자율주행 등을 고려해 라이다 적용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핵심 동력인 '데이터 플라이휠'은 데이터의 수집, 학습, 가상 검증, 배포가 단절 없이 이어지는 선순환 개발 구조다. 연간 700만 대 이상의 글로벌 양산 역량을 기반으로 현실 도로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엣지 케이스(Edge Case)' 데이터를 축적한다.

 

특히 박 사장은 부임 직후 직접 기능 개발을 지시한 'SER(Special Event Recorder)'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를 다 모아 놓고 나중에 찾기는 매우 어려우며, 주행하는 순간 핀포인트로 잡아내는 기술이 핵심”이라며 “단 하나의 중요한 샘플이 전체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어 중요도가 높은 데이터를 선별 확보하는 '타깃팅 데이터 컬렉션'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집된 데이터는 '하드 이그잼플 마이닝'으로 선별되어 '컨티뉴어스 트레이닝' 파이프라인을 통해 반복 학습된다. 실제 주행 데이터를 3차원 환경으로 재구성하는 '3D 가우시안 스플래팅' 가상 검증 기술과 한-미 거점을 연결한 24시간 개발 체계(Follow-the-Sun)도 가동한다. 또한 그룹 안팎의 데이터 생태계인 '데이터 유니언'을 구축하는 한편, 포티투닷의 차량용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에서 외부 내비게이션 이용 시 축적되는 데이터까지 활용할 수 있는 '맵 데이터 플라이휠' 구상도 함께 제시했다.

 

 

실증 사업도 박차를 가한다. 개발을 완료한 'SDV 페이스카' 기반 실증차를 연말 국토교통부와 협력해 광주 지역 자율주행 실증사업에 투입, L4 자율주행 기술을 검증한다. 개발진은 해당 차량을 서울·판교 출퇴근길 실도로 테스트에 직접 투입해 엣지 케이스를 실시간으로 수집할 예정이다.

 

미래 기술 주도권을 위한 차세대 AI 연구도 진행 중이다. 포티투닷은 △시각 정보(Vision) △언어 기반 추론(Language) △행동 생성(Action)을 단일 모델로 통합한 VLA 기반 차세대 기술을 E2E와 병행 개발하고 있다. 정성균 포티투닷 GL은 “아트리아 AI가 센서 입력에서 스스로 운전 정책을 학습하는 E2E 방식이라면, 엔비디아의 알파마요(Alpamayo)는 운전자의 추론 과정을 함께 학습하는 방식”이라며 “포티투닷이 개발 중인 VLA 역시 이와 유사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희석 포티투닷 GL은 “완성도가 높은 E2E를 우선 개발하되, VLA와 E2E가 데이터 및 기술 인프라를 공유하는 만큼 기술 환경 변화에 맞춰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사 현장에서는 Atria AI를 탑재한 SDV 테스트베드 차량(아이오닉 6 기반)의 서울 도심 L2++ 원테이크 주행 영상 및 갓길 주정차 회피 등 10가지 주요 엣지 케이스 대응 영상이 최초로 공개됐다. 판교 사옥 내 '비히클 워크샵'에서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후 실도로 투입 전 진행하는 예비 시험인 '스모크 테스트(Smoke Test)'와 라이다 장비를 탑재한 데이터 수집 차량(아이오닉 5 기반) 운영 현황을 공개하며 SDV 실도로 검증 프로세스 전반을 소개했다.

 

박 사장은 "자율주행 경쟁은 더 이상 특정 기능의 우열을 가리는 게 아니라,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얼마나 빠르게 학습하며 그 결과를 실제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는지가 성패를 결정한다"며 "결국 자율주행 경쟁의 본질은 학습 속도의 경쟁인 만큼,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양산 역량에 포티투닷의 AI·소프트웨어 기술과 데이터 플라이휠을 결합해 개발 속도와 안전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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