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일 기자]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호주에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극심한 전력난과 환경 규제, 주민 반발 등으로 미국 본토 내 인프라 확장에 제동이 걸리자,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지정학적 안정성을 갖춘 호주가 새로운 대안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는 모양새다.
8일 블룸버그는 호주 데이터센터 운영사인 에어트렁크(AirTrunk)의 사부 와이트로(Sabooh Whitelaw) 에너지·유틸리티 부문 총괄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6~8개월간 구글, 애플,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으로부터 데이터센터 구축 문의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와이트로 총괄은 "호주는 정치적 안정성과 재생에너지 전력 접근성, 광활한 유휴 부지를 갖추고 있으며 아시아 주요 인구 밀집 지역과도 지리적으로 가깝다"며 "이들 빅테크의 수요는 향후 수개월 또는 수년 내에 구체적인 투자 계약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빅테크 기업들이 호주로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미국 내 심각한 전력 부족과 환경 규제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에서는 전력 공급 부족으로 인해 가계 전기요금이 급등하고 냉각수 사용에 따른 수자원 고갈 우려가 커지면서 일부 프로젝트가 줄줄이 보류되거나 잠정 중단되고 있다.
반면 호주는 풍부한 일조량을 기반으로 한 태양광 발전 잠재력이 높고 광활한 유휴 부지를 보유하고 있어 대규모 전력 수급에 유리하다. 여기에 높은 지정학적·정치적 안정성은 물론, 일반 국민의 AI 기술 수용도도 높아 시장 친화적인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호주 내에서도 급격한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부작용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호주 에너지시장운영기구(AEMO)에 따르면 호주 전체 전력 소비량에서 AI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3% 수준에서 2035~2036년에는 13%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는 지역 시민단체들이 전력망 과부하와 환경 파괴를 이유로 데이터센터 확장을 즉시 중단하라며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와이트로 총괄은 "호주 역시 데이터센터 증설로 인한 전력망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전력 수요 증가 속도가 신규 발전 및 송배전망 확충 속도를 앞지르고 있어 호주 내 프로젝트마저 줄줄이 지연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