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CE '현대차·LG엔솔 조지아 공장 급습' 1년…출근·등하교까지 위축된 지역사회

한국인 근로자 떠나고 인근 상점 폐업…지역사회에 남은 상흔
계속되는 이민 단속에 일상도 위축…학생 안전 보호 요구 확산

[더구루=나신혜 기자]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조지아 배터리 공장 급습 이후 1년이 지났지만 현지 근로자와 지역사회에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단속 이후 조지아를 떠난 한국인 근로자가 있는가 하면 공장 인근 아시아 식료품점도 문을 닫았다. 지속적인 단속 활동에 주민들의 일상까지 위축되면서 학생 안전과 이민자 권리 보호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8일 미국 비영리 언론 네트워크 아메리칸 커뮤니티 미디어(American Community Media·ACoM)에 따르면 지난해 9월 4일 급습 당시 LG 협력업체에서 인사관리자로 일하던 김씨(Kim, 이름 불)는 헬기와 군용 장갑차처럼 보이는 차량들이 공장을 에워쌌다는 소식을 동료에게 전해 들었다. 이후 공장을 찾은 그는 구금된 동료들이 남겨둔 차량 수백 대가 주차장에 서 있던 모습을 두고 “마치 전쟁터가 휩쓸고 지나간 뒤 같았다”고 회상했다.

 

◇ “전쟁터 같았다”…근로자 떠나고 상점 문 닫아

 

김씨는 급습 이후 일주일 동안 매일 아침 수 시간씩 포크스턴 ICE 구금시설 밖에서 동료들과의 면회를 요청했다. 그러나 면회가 거부되거나 한두 시간 기다린 뒤 아무런 설명 없이 취소되는 일도 있었다. 구금된 한국인 300여 명은 8일 만에 석방돼 한국으로 돌아갔다.

 

김씨는 올해 초 배터리 공장 건설이 완료되자 조지아에 있던 집을 팔고 텍사스의 다른 기술 시설에서 일하기 위해 이주했다. 그는 텍사스에서는 초청받은 외국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조지아와 유사한 단속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조지아에서 자신의 미래를 낙관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단속의 여파는 지역 상권에도 미쳤다. 지역 주민 모건 포먼(Morgan Foreman)은 공장 인근에서 김치와 라면을 팔던 아시아 식료품점이 급습 몇 달 뒤 폐업했다고 전했다.

 

◇ 출근·등하교도 주저…계속되는 단속에 불안 여전

 

급습 이후에도 단속이 이어지면서 지역사회 근로자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현지 비영리단체 이주민평등동남부(Migrant Equity Southeast·MESE)의 제니 미론(Jenny Miron)은 강화된 경찰 순찰과 ICE 활동으로 공포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서배너 등 조지아 해안 지역의 일부 주민들은 출근하거나 장을 보러 가는 것은 물론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주는 것조차 주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애틀랜타 대도시권에서는 학생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아시아계미국인옹호기금(Asian American Advocacy Fund·AAAF)의 율렌 장(Eulen Jang) 정책옹호 담당 매니저는 지난달 10일 디캘브카운티 교육위원회에 출석해 교육구 내 ICE 활동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 ICE 요원들이 영장을 제시하지 않거나 법적으로 불충분한 서류를 제시하는 사례가 있는 만큼 교직원들이 교육구의 대응 절차와 관련 서류의 법적 효력을 확인하는 방법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는 취지다.

 

앞서 ICE는 지난달 7일 ‘안전한 지역사회 작전-애틀랜타’를 통해 조지아 전역에서 1226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ICE에 따르면 이 가운데 720명은 미국에서 형사 기소를 당했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었다. 나머지 506명은 범죄 기록이 없었지만 이민법 위반을 이유로 체포됐다.

 

미국 시민권자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해 수갑을 채운 사례도 드러났다. 현지 방송 WSB-TV는 지난달 11일 ICE 요원들이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 탑승교에서 미국 시민권자 존 필립스(John Phillips)를 오인해 수갑을 채웠다고 보도했다. ICE는 이후 요원들이 이름과 생년월일이 같은 영국인을 찾고 있었다고 확인했다.

 

서배너 지역 사업가이자 민주당 조지아주 상원의원 후보인 코리 포먼(Corey Foreman)은 지난해 급습을 표적 이민 단속보다는 ‘언론을 의식한 보여주기식 행사’에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그는 “많은 근로자가 영구 이민이 아니라 기술 설비 설치 작업을 위해 유효한 비자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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