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속 텍스트와 스마트폰 액정을 벗어난 인공지능(AI)이 마침내 '육체'를 얻어 산업과 일상의 '현장(On-Site)'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껍데기에 불과했던 기계가 고도화된 지능을 얻어 인간과 공존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구루는 로봇의 종류부터 핵심 부품, 기술적 난제, 신제품, 시장 트렌드까지 실체화된(Embodied) AI가 주도하는 거대한 변화의 '발자취'를 따라가 볼 예정이다. -편집자주-
[더구루=홍성일 기자] 중국 로봇 제조사 유니트리(Unitree)의 보급형 휴머노이드 로봇 'G1'에서 치명적인 보안 취약점이 확인되며 보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커가 로봇 통제권을 탈취하는 것은 물론 무선 통신을 통해 주변 로봇까지 연쇄 감염시킬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보안문제가 휴머노이드 산업의 잠재적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6일 미국 사이버 보안 전문 매체 더해커뉴스(The Hacker News)에 따르면 캐나다의 보안 분야 연구가인 올리비에 라플람(Olivier Laflamme)은 최근 유니트리의 연구·교육용 휴머노이드 'G1 EDU'에서 기기 제어권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는 원격코드실행(Remote Code Execution, RCE) 취약점 2건을 발견해 공개했다.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첫 번째 취약점(CVE-2026-76639)은 G1 내 탑재된 인공지능(AI) 챗봇 프로그램의 허점을 파고든 것으로, 공격자가 내부 핵심 경로에 악성 명령어가 담긴 텍스트 파일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로봇의 시스템 권한을 손쉽게 탈취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취약점(CVE-2026-76640)은 대규모 로봇 운용 환경에서 심각한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결함으로 지목됐다. 유니트리 G1 EDU의 블루투스 포트가 외부 쓰기 권한에 무방비로 개방돼 있어,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통신 암호키가 유출되는 결함이 확인됐다. 공격자는 이 키를 활용해 로봇의 핵심 통신망을 장악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해당 결함은 근거리 무선 네트워크 자체를 점령하는 방식이어서, 이론적으로 G1 한 대만 장악하면 주변에 있는 동일 기종 로봇들을 연쇄 공격해 이른바 '좀비 로봇'으로 전락시킬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라플람은 "로봇 2대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었기에 실제 환경에서의 확산 반경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면서도 "다수의 휴머노이드가 같은 공간에서 밀집 운용되는 환경이라면 매우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니트리는 라플람과 협력해 확인된 결함을 수정했으며, 5000달러 상당의 버그 바운티 포상금도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실제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의 특성상, 해킹 등 보안 사고가 단순 정보 유출을 넘어 인명 피해나 물리적 파괴 등 실제적인 재난으로 직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장 높은 수준의 보안 기술이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로봇 보안이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눈 앞으로 다가온 실재적 위협임을 보여준다"며 "휴머노이드가 제조 공장과 대학, 연구실 등 인간과 밀접하게 공존하는 일상 영역에 속속 투입되기 시작한 만큼,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로봇을 방어하는 보안 체계 구축이 필수 과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