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A)를 비롯한 국내 주요 방산기업들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부전선에 위치한 에스토니아와 방산 협력 확대에 나선다. 사상 처음 열리는 한·에스토니아 방산산업 포럼에 총출동해 현지 시장 진출과 기술·투자 협력 기회를 모색한다. 에스토니아가 K9 자주포에 이어 천무 다연장로켓 시스템(MLRS)까지 도입하며 K-방산과의 파트너십을 다지는 가운데, 이번 포럼을 계기로 국내 기업들의 현지 사업 영역이 지상화력을 넘어 유도무기와 방공 등으로 확장될지 주목된다.
28일 에스토니아 기업청(이하 EIS)에 따르면 다음달 17일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의 힐튼 탈린 파크 호텔에서 '제1회 한·에스토니아 방산산업 비즈니스 포럼'이 개최된다. 에스토니아 방산·항공우주산업협회와 함께 마련한 이번 행사는 양국 간 △방산 무역 △투자 △기술 △생산 △공급망 △공동 개발 프로젝트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룬다.
한국에서는 25~30명 규모의 대표단이 참석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 D&A △기아 △현대위아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빅텍 △RFON 7개 기업이 참가한다. 방위사업청(DAPA)이 한국의 방산 조달 체계와 해외 기업 협력 기회를 소개하고, 한국수출입은행(KEXIM)이 국제 방산 협력 프로젝트의 금융 지원 방안을 설명한다.
에스토니아는 이미 한국산 무기체계를 운용하며 협력 기반을 다져왔다. 지난 2020년부터 한화의 K9 자주포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천무 6문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5월 3문을 추가 도입하기로 했다. 첫 천무 계약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추가 물량을 확정하며 한국산 화력체계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LIG D&A 역시 현지 네트워크를 꾸준히 넓혀왔다. 지난해 해외사업본부장과 유럽사무소장 등 대표단이 주에스토니아 한국대사관을 방문해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사업 기회를 타진해왔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에스토니아가 방공과 장거리 유도무기 등 전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신궁’을 비롯한 유도무기 분야로 협력 범위를 넓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에스토니아의 국방력 강화 기조도 국내 방산기업들의 현지 사업 확대에 힘을 싣는다. 에스토니아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국방예산은 국내총생산(GDP)의 5.4% 수준으로 확대됐다. 방산 조달 규모도 12억7000만 유로(약 2조 300억원)에 달한다.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 방공과 간접화력 등 핵심 전력 확보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국내 방산기업들의 시장 공략 기회가 커지고 있다.
특히 K9과 천무를 함께 운용하면서 한국산 지상 화력체계 간 연계 운용과 군수 지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협력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무기체계 도입 이후 탄약과 부품, 유지·보수·정비(MRO) 등 후속 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에스토니아와의 협력이 단순 무기 수출을 넘어 장기적인 방산 파트너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포럼 본세션에서는 양국 기업 간 실질적인 협력 논의가 이어진다. 스켈레톤 테크놀로지스(Skeleton Technologies)와 밀렘 로보틱스(Milrem Robotics) 등 에스토니아 기업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 D&A와 함께 방산 협력 패널에 참여한다. 이어 에스토니아 방산 투자 기회 세션과 함께 한국 기업들과 현지 기업 간 사전 조율된 기업간거래(B2B) 미팅이 진행된다.
참여 기업들은 △지상체계 △미사일 △방공 △군용 기동체계 △정밀탄약 △전자전 △드론 및 대드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타진한다. 단순 무기 수출을 넘어 생산과 공급망 등 산업 협력으로 논의 범위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개막식에는 한노 페브쿠르(Hanno Pevkur) 에스토니아 국방부 장관과 김일응 주에스토니아 한국대사 등이 참석해 인사말을 전한다. 타넬 셉(Tanel Sepp) 주한 에스토니아대사는 영상으로 인사말을 전할 예정이다.
이번 포럼은 기존 무기체계 중심의 협력을 넘어 양국 방산기업 간 기술·투자·공급망 협력으로 범위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에스토니아를 거점으로 북유럽과 동유럽 방산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국내 기업들에게 현지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