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취임 1년을 맞은 동화약품 오너 4세 윤인호 대표가 국내외 사업의 현저한 온도 차로 깊은 고민에 빠졌다. 국내 본업인 일반의약품(OTC) 효자 품목의 선전으로 모회사 실적은 급반등했으나, 윤 대표가 직접 주도해 인수한 베트남 약국 체인 '중선파마'의 적자가 길어지고 있어서다. 윤 대표는 무리한 출점 경쟁을 멈추고 구조조정과 조직 재정비를 단행하는 등 고강도 내실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29일 동화약품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3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16.7% 급증한 103억원을 기록하며 두 분기 연속 100억원대 영업익을 달성했다. '활명수'와 '판콜', ‘잇치’ 등 대표 OTC가 견조한 실적을 낸 데다 판관비를 14.1% 줄인 비용 효율화 노력이 이익률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해외 성적표는 먹구름이 짙다. 올해 상반기 베트남 의약품 유통체인(TS Care) 부문 매출은 3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4억7000만원, 당기순손실은 34억8000만원을 냈다. 전년 동기보다 적자 폭은 소폭 줄였으나, 여전히 모회사 수익성을 갉아먹는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베트남 부진은 윤 대표에게 한층 뼈아프다. 윤도준 회장의 장남인 윤 대표는 지난해 3월 대표이사 취임 당시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하며 베트남을 동남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통 제약사 틀을 깨고 사업 다각화를 이루겠다는 취지였다.
그 핵심축이 2023년 366억원을 투입해 인수한 중선파마다. 부사장 시절 인수를 이끈 만큼 베트남 성과는 그의 경영 능력을 입증할 핵심 시험대였다. 윤 대표는 취임 당시 올해까지 중선파마 매장을 400개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공격적인 출점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무리한 외형 확장이 발목을 잡았다. 인수 당시 140여 개였던 매장이 지난해 240개까지 늘어나자, 출점 비용과 임대료 부담이 가중됐다. 중선파마 순손실은 2024년 72억원에서 지난해 106억원으로 늘었으며, 이는 지난해 동화약품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8% 폭락한 2억5700만원에 그치는 어닝쇼크로 직결됐다.
상황이 악화하자 윤 대표는 결국 기존 출점 목표를 접고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적자를 내던 호찌민 시내 중심가 매장 등을 포함해 약 60개 부실 점포를 잇따라 정리하면서 현재 매장 수를 180곳까지 대폭 축소했다.
체질 개선을 이끌 사령탑도 전면 교체했다. CJ올리브영 출신 구형모 전무를 베트남 대표사무소장으로 발령해 유통·마케팅 인프라를 개편한 데 이어, 호텔신라와 SK온 등을 거친 '재무통' 신용재 상무를 중선파마 호찌민 지사장으로 배치했다. 유통 경쟁력 강화와 엄격한 비용 통제를 동시에 추진해 빠른 흑자 전환을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동화약품은 상반기 중 콜옵션을 행사해 TS Care 지분율을 55.99%에서 65%로 확대하며 책임 경영 의지를 다졌다. 윤 대표는 하반기에도 기존 점포 운영 효율화와 상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방침이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수익성이 낮은 매장을 정리하고 비용 집행을 줄인 효과가 나타나면서 상반기 손실 폭이 축소됐다"며 "법인 전체의 구체적 흑자 시점을 단정하긴 어렵지만, 매장 단위로는 이미 지난 3월부터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인 만큼 운영 효율화가 안착하면 조속한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