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구름 위를 달리는 기분' 벤츠 더 뉴 S-클래스, 140년 품격에 '미래 럭셔리' 더했다

묵직한 스티어링휠·페달에 537마력 V8 조합…운전 재미까지 챙겨
폭우·산길에서도 흐트러짐 없는 안정감…‘구름 위 승차감’ 실감
140년 헤리티지에 디지털·AI 접목…S클래스식 럭셔리 재해석

[더구루=나신혜 기자] 메르세데스-벤츠가 한국 시장에 더 뉴 S-클래스를 공개하고 신차 11종 출시의 서막을 알렸다. 더 뉴 S-클래스는 벤츠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으로 지난 1987년 국내 첫 출시 이후 지금까지 10만 대 이상의 누적 인도량을 기록한 모델이다. 벤츠는 140년의 헤리티지에 광범위한 기술 업데이트를 더해 최상위 럭셔리 경험을 구현했다. 주요 시장인 한국 고객의 수요에 맞춰 디지털 생태계 현지화에도 공을 들였다.

 

한국 출시 행사에서 직접 타본 S 580 4MATIC Long은 벤츠의 품격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모델이었다. 흔히 S-클래스는 ‘뒷좌석을 위한 차’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부드러운 가속과 묵직한 스티어링휠, 페달을 통해 직접 운전하는 재미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지난 20일 메르세데스-벤츠는 강원도 영월 ‘더 한옥 헤리티지’에서 국내 출시 행사를 진행했다. 영월에서 강원도 횡성까지 왕복 약 150㎞를 달리며 굽이진 산길부터 직선 구간, 갑자기 폭우가 쏟아진 빗길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S-클래스를 경험했다.

 

취임 후 첫 공식 미디어 행사에 나선 쉬린 에미라(Shrin Emeera)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은 “한옥은 시대를 뛰어넘는 장인정신과 우아함, 여러 세대를 거쳐 보존되고 이어져 온 가치를 상징하고 이는 S-클래스의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 MBUX 슈퍼스크린부터 티맵까지…한국형 디지털 럭셔리

 

신형 S-클래스는 차량 구성 요소의 50% 이상을 새롭게 개발하거나 개선했다. 변화는 차 문을 여는 순간부터 체감됐다. 센터페시아부터 조수석까지 길게 이어진 MBUX 슈퍼스크린과 액티브 앰비언트 라이트가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특히 액티브 앰비언트 라이트는 음악에 따라 빛의 색상과 움직임을 변화시켰다. 은은하게 움직이는 조명이 MBUX 슈퍼스크린과 어우러지는 모습에서 고급차가 디테일을 어떻게 차별화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한국 고객을 위한 디지털 기능도 편리했다. 티맵 오토를 MBUX 슈퍼스크린으로 실행하자 넓은 화면의 장점이 체감됐다. 좌회전이나 갈림길에서는 전방 카메라 영상 위에 진행 방향을 표시해 복잡한 도로에서도 가야 할 길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 5.3m 거구도 가볍게…‘구름 위 승차감’의 이유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주행감이었다. 흔히 S-클래스의 승차감을 두고 ‘구름 위를 달리는 것 같다’고 표현하는 이유를 운전대를 잡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해할 수 있었다. 노면의 잔진동과 요철을 부드럽게 걸러내면서도 차체가 지나치게 출렁이지 않았다. 큰 차체가 노면 위를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느낌에 가까웠다.

 

시승한 S 580 4MATIC Long에는 각 휠의 감쇠력과 차고를 개별 제어하는 E-액티브 바디 컨트롤이 적용된다. 최대 10도의 리어 액슬 스티어링도 기본 탑재해 전장 5305㎜, 휠베이스 3216㎜의 대형 세단임에도 생각보다 경쾌하게 방향을 바꿨다. 굽이진 산길에서는 이런 특성이 더욱 두드러졌다. 시속 50~60㎞로 연속된 코너를 통과해도 차체가 크게 쏠리기보다 안정적으로 자세를 유지했다. 운전 상황에 따라 시트 측면이 몸을 받쳐주는 기능도 운전자의 안정감을 높였다.

 

‘뒷좌석을 위한 차’라는 이미지와 달리 운전 재미도 충분했다. 최근 차량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고 가벼운 스티어링휠과 달리 클래식한 원형 스티어링휠은 비교적 묵직했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에도 일정한 무게감이 있어 가감속을 세밀하게 조절하기 쉬웠다.

 

S 580 4MATIC Long에는 3982cc V8 가솔린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조합된다. 최고출력 537마력, 최대토크 76.5kgf·m를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초 만에 도달한다. 실제 주행에서는 강력한 성능을 과시하기보다 힘을 매끄럽게 풀어내는 쪽에 가까웠다. 직선 구간에서 속도를 빠르게 끌어올려도 가속 과정이 워낙 부드러워 실제 속도를 체감하기 어려웠다. 고속 영역에서도 체감상 평소 시속 80㎞ 안팎으로 달리는 듯한 안정감이 인상적이었다.

 

 

◇ 폭우·산길에서도 안정적…운전 재미까지 챙긴 플래그십

 

폭우 속에서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도움도 체감했다. 전방 시야가 흐려질 정도로 빗줄기가 강했지만 차선 인식과 조향 보조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더 뉴 S-클래스에는 10개의 카메라와 5개의 레이더 센서, 12개의 초음파 센서 등 총 27개의 센서를 활용하는 MB.드라이브 어시스트가 적용된다.

 

주차에서도 큰 차체에 대한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줬다. 주차 어시스트를 두 차례 사용해본 결과 옆에 다른 차량이 있는 상황에서도 불안한 느낌 없이 부드럽게 주차를 마쳤다. 앞뒤로 여러 차례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한 차례 정도 위치를 조정한 뒤 스스로 자리를 잡았다. 좁은 주차장이 많은 서울 등 도심에서 특히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고객을 위해 구축한 디지털 생태계도 활용도가 높았다. 티맵 오토뿐 아니라 LG유플러스 라이브TV+, 지니뮤직, 밀리의서재 오디오북, 웨이브, 멜론 등 국내에서 익숙한 서비스를 차량 안에서 이용할 수 있다. 영상과 오디오북, 음악 콘텐츠는 장거리 이동 중 동승자에게 특히 유용해 보였다.

 

김은중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품·세일즈 부문 총괄 부사장은 한국 고객이 S-클래스에 기대하는 요소로 △압도적인 승차감 △한국 고객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지능형 럭셔리 생태계 △당당한 존재감과 벤츠 특유의 정숙한 럭셔리를 꼽았다. 약 150㎞를 달려보니 이번 부분변경에서 벤츠가 어디에 무게를 뒀는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 미래지향적 실내는 ‘호’…삼각별 가득한 그릴은 ‘호불호’

 

물론 모든 변화가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가장 먼저 외관 그릴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멀리서 보면 기존 S-클래스 특유의 웅장한 인상이 먼저 들어오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삼각별 모티프가 촘촘하게 자리 잡고 있다. 존재감을 강조하려는 의도는 분명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소 과하게 느껴졌다.

 

실내 역시 미래지향적인 방향이 강해졌다. 에어벤트와 스피커 디자인은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지만 우드 소재와 아날로그적인 요소가 강조된 과거 S-클래스의 클래식한 분위기를 선호한다면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

 

 

◇ 140년 헤리티지 위에 AI…S-클래스가 그리는 미래 럭셔리

 

AI 기반 MBUX 버추얼 어시스턴트도 조금 더 다듬어질 여지가 있었다. 운전석에서 명령할 때는 비교적 원활하게 작동했지만 조수석에서 말을 걸었을 때는 몇 차례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코너에서 시트 측면이 몸을 적극적으로 받쳐주는 기능 역시 안정감을 높여줬지만 운전자에 따라 다소 이질적으로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S-클래스의 강점은 하나의 기능이 압도적으로 튀기보다 주행과 정숙성, 디지털 기술, 편의사양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는 데 있었다. 140년 동안 쌓아온 전통적인 럭셔리의 감각 위에 최신 디지털 기술을 더했지만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밀어내는 느낌은 크지 않았다.

 

에미라 사장이 행사에서 “헤리티지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는 듯했다. S-클래스는 오랫동안 쌓아온 승차감과 품격을 유지하면서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 현지화된 콘텐츠까지 럭셔리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국내 출시되는 더 뉴 S-클래스는 총 6종이다. △S 350 d 4MATIC △S 450 4MATIC 스탠다드 휠베이스 2종, △S 450 4MATIC Long 익스클루시브·AMG 라인 △S 500 4MATIC Long, S 580 4MATIC Long 등 롱 휠베이스 4종으로 구성된다. 가격은 1억5400만원부터 2억7000만원이다.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는 △마이바흐 S 580 △S 580 마누팍투어 △S 680 3종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3억1700만원부터 4억700만원이다. 출시 기념 한정 에디션 2종도 각각 140대 판매한다.

 

벤츠는 지난 5월 사전계약을 시작한 이후 약 3개월 만에 S-클래스와 마이바흐 S-클래스 사전계약 2500대를 넘어섰다. 한국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S-클래스 시장이자, 2021년 현행 마이바흐 S-클래스 출시 이후 누적 기준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큰 마이바흐 S-클래스 시장이다.

 

140년의 헤리티지만으로 지금의 S-클래스 자리를 지킬 수는 없다. 더 뉴 S-클래스는 ‘구름 위를 달리는 듯한’ 승차감과 품격을 지키면서 디지털과 AI라는 새로운 럭셔리의 기준을 더했다. 직접 운전대를 잡아보니 S-클래스가 왜 여전히 벤츠의 플래그십인지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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