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와 중국 하이얼 산하 가전업체 'GE 어플라이언스'가 미국 내 차세대 가전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반도체 공급 동맹을 강화한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부터 가전 완제품 제조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을 구축, 양사의 현지 사업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전망이다.
13일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 따르면 회사는 내년 가동을 앞둔 GE 어플라이언스의 켄터키주 루이빌 신규 세탁기 공장에 가전용 칩을 대거 납품하기로 합의했다. 새 제조 라인에서 생산하는 커넥티드 세탁기 내 반도체 탑재량의 3분의 1을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유타주와 텍사스주 공장에서 조달, 양사 간 거래 규모는 종전 대비 2배가량 늘어난다.
신규 세탁기에는 마이크로컨트롤러(MCU)와 와이파이 연결 솔루션, 아날로그 반도체 등이 고루 탑재된다. 블루투스(BLE) 기능이 통합된 최신 와이파이 칩과 고효율 전력 변환 집적회로(IC)를 적용해 기기 간 안정적인 연결과 철저한 전력 관리를 돕는다. 부피를 차지하는 방열판을 없애고 전력 효율을 99% 이상으로 높인 질화갈륨(GaN) 기반 모터 드라이버와 신경망처리장치(NPU) 결합형 플랫폼도 제공해 고장 예측과 정밀한 하중 제어 기술을 구현한다.
GE 어플라이언스는 모회사가 중국 기업임에도 현지화를 통해 미국 내 제조 기반을 꾸준히 넓히고 있다. 2016년 피인수 이후 기존 경영진과 브랜드를 유지했으며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제품을 생산한다는 '제로 디스턴스(Zero Distance)' 전략을 적극 추진 중이다. 지정학적 불안 요인과 관세 장벽이 높아지는 국면에서 핵심 부품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중심의 생태계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켄터키주 루이빌 신공장은 기존 생산 단지인 '어플라이언스 파크' 내 빌딩 2를 전면 개조해 조성하는 최첨단 스마트 제조 기지다. 4억9000만 달러 규모 투자를 단행해 인공지능(AI) 무인운반차(AGV)와 자율이동로봇(AMR) 등 자동화 공정을 도입한 세탁기 전용 라인 구축 작업에 돌입했다.
축구장 33개 크기에 달하는 초대형 단지가 내년 완공되면 아시아 등 해외에서 만들던 드럼세탁기 모델 15개 이상을 미국에서 생산한다. 신규 라인 가동과 함께 800여 개의 정규직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리 라고마르치노 GE 어플라이언스 의류 케어 부문 부사장은 "텍사스인스트루먼트와의 협력 확대로 국내 제조를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반도체 포트폴리오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며 "광범위한 첨단 임베디드 프로세싱 및 아날로그 기술 포트폴리오는 엔지니어들이 그 어느 때보다 스마트하고 효율적인 가전을 설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비나이 아가르왈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마이크로컨트롤러 부문 부사장 겸 총괄 매니저는 "미국에서 생산된 우리 칩이 미국에서 생산된 GE 어플라이언스 제품에 통합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우리는 차세대 와이파이 연결, 에너지 효율적인 마이크로컨트롤러, 에지 인공지능 기능 등을 결합해 더 스마트하고 연결된 가전을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