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일 기자]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핵심 임원이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E'가 상용화되면서 '맞춤형 메모리'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맞춤형 HBM이 인공지능(AI) 칩 제조업체의 메모리 반도체 수급 방식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13일 투자 전문 매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수밋 사다나 마이크론 수석부사장 겸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최근 열린 '키뱅크 테크놀로지 리더십 포럼(KeyBanc Technology Leadership Forum) 2026'에서 "HBM4E부터 본격적으로 맞춤형 HBM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고객사와 협력해 맞춤형 제품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로 27회째를 맞은 키뱅크 테크놀로지 리더십 포럼은 미국 금융그룹 '키코프(KeyCorp)' 산하 투자은행 '키뱅크 캐피탈 마켓츠(KeyBanc Capital Markets)'가 매년 8월 개최하는 연례 이벤트다. 행사에는 매년 수백 명의 글로벌 테크 기업 관계자와 투자자가 참여해 기술 산업 인사이트, 트렌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다. 올해 행사는 지난 9일(현지시간)부터 11일까지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 내 위치한 '몽타주 디어 밸리(Montage Deer Valley)' 리조트에서 진행됐으며 160여개 기업, 330여명의 투자자 및 전문가들이 참가했다.
맞춤형 HBM은 HBM4에 들어 '베이스 다이(Base Die)'라는 핵심 부품의 생산 방식이 바뀌면서 등장한 개념이다. 베이스다이는 HBM 최하단에 위치하는 부품으로, HBM3E까지는 칩을 연결하고 데이터를 통과시키는 역할만 수행했기 때문에 표준화된 공정으로 제작됐다. 반면 HBM4용 베이스 다이는 '초미세 로직(Logic) 파운드리 공정'으로 제작한다. 이에 고객사들이 원하는 연산 기능, 전력 제어, 고유 인터페이스 등 특수 회로를 직접 설계해 넣을 수 있다.
맞춤형 HBM 도입은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주요 전략으로 제시해 왔다. 삼성전자는 2025년 실적 발표를 통해 "HBM4E와 맞춤형 HBM에서도 확보된 10나노(nm)급 6세대 1c 공정 안정성으로 리더십을 유지하겠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주요 고객사들과 HBM 기술 논의를 활발히 진행 중이며, 파트너사와 원팀 협력을 통해 최적의 제품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나아가 SK하이닉스는 최근 맞춤형 메모리 솔루션을 담당할 '넥스트 메모리 스트레트지(NEXT MEMORY STRATEGY)' 부문 인재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사다나는 맞춤형 HBM이 대두되면서 메모리 수급 방식에도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엔비디아가 '베라 루빈(Vera Rubin)'용 HBM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모두에게서 공급받고 있는 상황을 예로 들며 "HBM 설계, 품질 인증(Qual) 과정에 들어가는 시간과 연구개발(R&D) 비용, 인력을 고려할 때 고객사들이 모든 프로젝트마다 3개 HBM 공급사와 협력할 가능성은 낮다"며 "향후 2개 공급사 체제 또는 단일 공급사 모델로 재편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사다나 CBO는 메모리 수급난 심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HBM4 시대로 접어들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급이 더욱 타이트해질 것"이라며 "HBM 생산량이 가파르게 늘어남에 따라 기존 범용 D램 공급에 가해지는 압박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