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OCI홀딩스의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테라서스(OCI TerraSus)'가 미국의 폴리실리콘 수입 규제 강화에 공개 지지를 보내며 중국산을 대체할 공급처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중국산 저가 제품의 미국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지면서 말레이시아 생산기지를 앞세운 OCI홀딩스의 북미 태양광·첨단산업 공급망 공략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OCI테라서스는 10일(현지시간) "미국이 자국 폴리실리콘 산업을 강화하고 국가안보 위험으로부터 태양광·반도체 공급망의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해 발표한 조치를 환영한다"며 "킬로그램(kg)당 21달러의 최저수입가격을 포함한 조치는 폴리실리콘이 글로벌 태양광·반도체 산업의 전략적 핵심 소재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외 지역인 말레이시아에서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업체로서 신뢰할 수 있고 다변화된 고순도 제품 조달처를 찾는 고객을 지원할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사라왁 생산기지는 중국 밖의 대체 공급원으로 글로벌 조달망의 다양성과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 덧붙였다.
OCI테라서스의 입장 발표에는 미국의 탈(脫)중국 조달 기조 강화로 말레이시아산 폴리실리콘의 현지 입지가 한층 넓어질 것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원료 폴리실리콘은 최저수입가격(MIP)을 적용받지만 15% 추가 종가관세 대상에서는 빠져 파생제품보다 관세 부담도 낮다. 중국산 저가 물량과 가격 경쟁을 벌여온 OCI홀딩스 입장에서는 북미 고객사와의 협상 여건이 한층 개선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폴리실리콘과 관련 제품의 수입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오는 12월 4일부터 폴리실리콘에는 kg당 21달러, 잉곳·웨이퍼에는 kg당 100달러의 최저수입가격을 적용한다. 태양광 셀은 와트(W)당 0.22달러, 모듈은 W당 0.38달러로 책정했으며 폴리실리콘 잉곳과 일부 파생제품에는 15%의 추가 관세도 매긴다.
미국 정부는 폴리실리콘을 태양광과 반도체 산업을 떠받치는 전략 소재로 보고 해외 의존도가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자국 내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 생산시설 투자를 촉진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하기로 했다. 중국 중심으로 형성된 글로벌 태양광 소재 시장을 미국과 우방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의도가 담긴 조치로 해석된다.
OCI홀딩스는 앞서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대규모 폴리실리콘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며 미국 시장의 탈중국 수요에 따른 주요 수혜 기업으로 거론돼 왔다. 지난 4월 OCI테라서스가 스페이스X와 3~5년간 약 1조원 규모의 장기 공급계약(LTA)을 놓고 세부 조건을 협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OCI홀딩스 측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스페이스X와 별개로 OCI홀딩스의 미국향 판매 물량은 빠르게 늘고 있다. OCI테라서스는 최근 미국 신규 고객사와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LTA를 체결하면서 기존 연산 3만5000톤(t) 규모 생산 물량을 사실상 모두 계약했다. OCI홀딩스는 추가 수요에 대응해 2029년까지 말레이시아 생산능력을 7만t으로 두 배 늘릴 계획이다.
말레이시아에서 시작되는 태양광 소재 밸류체인도 베트남을 거쳐 미국으로 이어지고 있다. OCI홀딩스는 지난해 베트남 웨이퍼 제조사 '네오실리콘테크놀로지(NeoSilicon Technologies)' 지분 65%를 인수했으며 OCI테라서스가 원재료를 공급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네오실리콘은 현재 약 2.7GW인 생산능력을 2029년 11.5GW까지 늘리고 미국 고객사 납품도 추진하고 있다.
OCI테라서스는 OCI홀딩스가 지난 2017년 일본 화학기업 도쿠야마의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사업을 인수하며 확보한 현지 생산법인이다. 사라왁주 사말라주 산업단지에서 수력발전을 활용해 고순도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있다. 옛 사명은 'OCI M'이며 작년 2월 OCI테라서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최근 도쿠야마와 합작해 말레이시아에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시설을 구축을 추진, 반도체 소재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