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수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냉기류가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가뜩이나 높은 금리 수준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로 집을 마련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매수 심리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6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2.5%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의 일이다.
금통위는 특히 "향후 통화정책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혀, 올해 안에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금리 인상 '누적 효과' 주목해야…외곽·중저가 지역 직격탄"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이 주택 시장의 거래 가뭄을 심화시키고, 지역 간 양극화 현상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금리 인상의 진짜 무서움은 당장 나타나는 충격보다 시간에 걸쳐 쌓이는 '누적 효과'에 있다"며 "원리금 상환 부담이 임계점을 넘어서야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는데, 그 여파는 올해보다 내년에 점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대출 의존도가 높은 재건축·재개발 지역이나 고가 주택, 그리고 규제 완화 지렛대를 활용해 진입한 젊은 층(영끌족)부터 실소득 감소를 버티지 못하고 매수를 포기하거나 기존 매물을 던지는 상황이 속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3년 6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상징적 의미와 정부의 전방위적인 부동산 규제 압박이 맞물리면서 주택 수요자들의 구매력 약화와 매수 심리 둔화, 거래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김 위원은 "현금 비중이 높은 서울 강남권 등 고가 아파트 지역보다, 특히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외곽이나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이 받는 금리 인상의 타격이 훨씬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 1인당 이자 늘며 매수 심리 위축…'영끌족' 이자 폭탄 현실화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의 일부 침체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담대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액이 평균 약 29만6000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2.5%였던 기준금리가 0.5%포인트, 0.75%포인트까지 확대될 경우, 1인당 추가 이자 부담액은 각각 59만2000원, 88만9000원까지 불어나게 된다.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주택담보대출을 짊어진 영끌족들이 감내해야 할 실질적인 원리금 상환 부담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매수 대기자들이 지갑을 닫고 시장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졌다.
◇신규 공급 부족에 보유세 강화…서민 전·월세 시장 불안 우려도
매매 시장의 침체는 임대차 시장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규정 위원은 "금리 인상으로 주택 구매를 포기한 임대 수요가 늘어나 전·월세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며 "다주택 규제와 보유세 강화 정책 속에 임대료 전가 현상까지 나타난다면 전·월세 시장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짚었다.
금리 인상기 속에서 무리한 내 집 마련이나 무리한 갈아타기보다는 철저하게 보수적인 자금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제언도 뒤따랐다.
박 위원은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하반기 시장에서는 단순히 오르고 내리는 시세 통계보다 정책과 금리에 먼저 반응하는 현장의 '매물 흐름'과 '호가 조정'을 선행 지표로 삼아 판단해야 한다"며 "금리 인상기에는 무리한 투자보다 자산의 '안정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과도한 레버리지 활용은 지양하고, 대출은 집값의 30% 이내, 매월 나가는 원리금 상환액은 가구 실소득의 30% 이하로 낮추는 게 좋다"며 보수적인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