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수현 기자] 중국 정부가 반도체 제조의 핵심 소재이자 국가 전략 자원인 헬륨에 대한 수출을 금지했다. 최근 중동 분쟁과 러시아의 규제로 글로벌 헬륨 공급망이 마비된 상황에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중국이 자국 내 산업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빗장을 걸어 잠근 것이다.
17일 CSF(중국전문가포럼)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관세청)는 지난 10일 대외무역법에 의거해 헬륨에 대한 임시 수출 금지를 시행했다. 헬륨은 반도체 웨이퍼 냉각 및 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자원으로, 업계에서는 '기체 반도체'로 불릴 만큼 대체 불가능한 전략 물자로 꼽힌다.
중국공업기체공업협회는 이번 조치에 대해 "헬륨 자원의 안전을 보장하고 유통을 규범화해 관련 산업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수출 금지 카드를 꺼내 든 배경에는 올해 초부터 이어진 글로벌 공급망의 연쇄 붕괴가 자리 잡고 있다. 세계 헬륨 생산의 약 50%를 담당하는 카타르와 러시아의 공급길이 동시에 막혔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이란 간의 중동 갈등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카타르산 헬륨의 해상 수송로가 차단됐으며, 이어 4월에는 러시아가 아시아 지역 수출 할당량을 예년의 40% 수준으로 축소하고 2027년 말까지 임시 수출 규제를 단행했다.
이로 인해 세계 2위 헬륨 소비국이자 대외 의존도가 84%에 달하는 중국 내수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은 수입 헬륨 대부분을 카타르와 러시아에 의존해 왔으나, 두 국가의 공급망 마비로 인해 현재 60% 이상의 수입 공급 부족 상태에 직면했다. 공급 절벽 여파로 중국 국내 40L 가스통에 담긴 헬륨 가격은 1㎥당 530위안(약 11만6000원) 이상으로 급등하며 시장 불안정을 키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광섬유와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산업의 성장으로 올해 전 헬륨 수요가 오히려 9%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이 조만간 재개통되더라도 적체 물량 해소 등을 감안하면 최소 6개월 동안은 헬륨 공급난이 지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