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街 세대교체] '3.9조 빅딜' 바이오에 꽂힌 SK家 최윤정…3세 '원톱' 굳힌다

바이오USA서 AI 딜 성사…인실리코메디슨과 맞손
RPT 임상 준비 속도전…포스트 세노바메이트 잇는 승부수
동생 최인근·최민정과 다른 궤적…그룹 후계구도 '앞줄'

[더구루=김현수 기자]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이 취임 반년 만에 3조9000억원대 인공지능(AI) 빅딜을 성사시키며 경영 전면에서 존재감을 확고히 드러내고 있다. 독자 개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 이후의 신성장동력 발굴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떠안은 상황에서, 최 본부장은 방사성의약품(RPT)과 AI 신약개발을 양 축으로 삼는 '투 트랙(Two-Track)' 전략에 속도를 내며 체질 개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오너일가 3세 중 가장 두드러진 경영 행보로 후계 구도에서 앞자리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지난달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26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BIO USA)' 현장에서 중국 AI 신약개발 기업 인실리코메디슨(Insilico Medicine)과 중추신경계(CNS) 신경면역 영역 신약 후보물질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마일스톤을 포함해 최대 25억7000만달러(약 3조9500억원), 선급금은 450만달러(약 69억원)다.

 

양사는 3개 타깃을 선정해 인실리코의 AI 신약개발 플랫폼 '파마.AI(Pharma.AI)'를 활용, 전임상 단계까지 공동연구를 진행한다. 초기 연구 이후 임상 개발과 제조, 상업화는 SK바이오팜이 전담하며 후보물질 소유권과 전 세계 독점 개발·상업화 권리도 확보했다. 이번 계약은 SK바이오팜이 올해 출범시킨 오픈이노베이션센터(OIC)의 첫 'AI기반신약발굴(AIDD)' 프로젝트다.


이번 계약은 최 본부장이 올해 출범시킨 오픈이노베이션센터(OIC)의 첫 번째 'AI 기반 신약 발굴(AIDD)' 프로젝트다. SK바이오팜은 이번 협업을 통해 전임상 단계의 연구개발 기간을 기존 대비 절반 이상 단축하고, 비용도 대폭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본부장 체제의 또 다른 전략 축은 방사성의약품(RPT)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 2024년 7월 홍콩 풀라이프테크놀로지스로부터 NTSR1 표적 치료제 후보물질(SKL35501)을 도입했다. 이어 올해 초에는 이와 짝을 이루는 영상진단제(SKL35502)에 대해 국내 식약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1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RPT가 본격적인 임상 개발의 첫 관문을 넘어선 셈이다.

 

지난 4월에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에서 전임상 데이터를 처음으로 공개하며 글로벌 무대에 RPT 파이프라인을 알렸다. 첫 환자 투여(FIH) 시점에 대해서 회사 측은 "현재 임상을 준비 중이며 추후 변동 있을 시 다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성과는 최 본부장이 지난 1월 조직개편으로 기존 사업개발본부장에서 전략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전략본부는 전사 중장기 전략 수립과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신사업 검토 등 핵심 의사결정 기능을 통합한 조직이다. 개편과 함께 RPT 본부도 별도로 신설됐다.

 

최 본부장은 행보는 3세 후계 구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증명하고 있다. 동생들이 최근 잇달아 그룹 외부로 눈을 돌리거나 이탈하면서, 세 남매 중 사실상 최 본부장 '홀로' 그룹 계열사에 남아 경영 최전선에서 성과를 축적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태원 회장의 장남이자 최 본부장의 남동생인 최인근 씨는 SK E&S의 북미 자회사 패스키(PassKey)에서 근무해 오다 지난해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앤드컴퍼니로 자리를 옮기며 SK를 떠났다. 차녀 최민정 씨 역시 SK하이닉스를 휴직한 후 미국 현지에서 AI 기반 원격 의료 스타트업 '인터그럴헬스'를 창업해 독자적인 행보를 구축했다.
 

최 본부장망이 남매 중 유일하게 계열사에 남아 임원까지 올랐다. 그는 SK그룹 지주사에서도 '성장 지원' 담당을 겸직하며 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사업 발굴에도 관여하고 있다. 통상 부사장급이 참석하지 않는 SK그룹 경영전략회의에도 2년 연속 오너 일가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최 본부장이 그룹 후계 구도에서 앞선 위치에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최 본부장 전략본부 체제에서 나온 첫 대형 딜이 후속 성과로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AI 프로젝트와 별도로 상업화 단계의 물질·제품을 발굴하는 '세컨드프로덕트'의 실제 도입 성과와 RPT 임상의 첫 환자 투여 시점이 그의 다음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최윤정 전략본부장은 전사 전략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면서 "회사는 연구, 운영, 물류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전사적인 AI 전환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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