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현수 기자] 유니클로(UNIQLO)가 글로벌 패션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유럽·북미 매출이 5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하며 패션 기업 H&M(에이치앤엠)을 이미 추월했으며, 글로벌 1위 자라와의 격차도 빠르게 좁히고 있다.
9일 도쿄증권거래소 공시시스템(TDnet)에 따르면 유니클로 일본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의 지난해 회계연도(2024년 9월~2025년 8월) 연결 매출은 약 31조5100억원(3조4005억엔)이다. 특히 유럽 매출이 약 3조1600억원(3411억엔), 북미 매출은 약 2조4400억원(2631억엔)으로 전년 대비 각각 33.6%와 24.5% 성장했다. 이는 2021년과 비교할 때 5년 새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H&M그룹의 연매출은 같은 기간(FY2025, 2024년 12월~2025년 11월) 약 35조4700억원(2282억 스웨덴크로나)을 기록했다. 인디텍스(Inditex)는 지난해 회계연도(2025년 2월~2026년 1월) 자라 사업(자라·자라홈·레프티스) 매출이 48조2600억원(280억5100만유로)이었다.
패스트리테일링의 올해 회계연도 매출 예상치는 지난해보다 15% 성장한 약 36조1400억원(3조9000억엔)으로 H&M을 추월했고 자라와 격차도 크게 좁혔다.
유니클로는 유럽과 북미 사업 확장에 더욱 힘을 쏟는다. 각각 연간 20곳 등 총 40개 신규 매장을 열 계획이다. 주요 상권의 플래그십 출점과 함께 지방 도시로도 확장한다. 올해 유럽에서는 이미 프랑크푸르트, 뮌헨, 바르샤바 등 신규 도시 진출에 성공했으며 벨기에 메이르 플래그십 이전도 화제를 모았다. 5년 내 유럽·북미 각 지역에서 약 9조2700억원(1조엔)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유니클로의 글로벌 매출 비중은 패스트리테일링 전체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략의 중심은 라이프웨어(LifeWear)다. 유니클로는 시즌마다 새 디자인을 쏟아내는 패스트패션과 달리 연간 약 800개 디자인을 대량 생산해 원가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히트텍(HEATTECH), 에어리즘(AIRism), 울트라라이트다운(Ultra Light Down) 등 기능성 소재를 공동 개발한 도레이(Toray)와의 장기 협력이 품질 경쟁력의 핵심이다.
다만 풀어야할 과제도 있다. 유니클로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15%에 불과하다. 이는 자라 26.8%, H&M 30%과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쉬인(Shein) 등 중국 온라인 플랫폼과의 경쟁이 거세다. 전 세계 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온라인 매출 비중 확대가 숙제로 남아 있다. 관세 리스크도 현재 진행형이다. 패스트리테일링은 미국 추가관세 영향에 대해 "가격 조정과 비용 통제로 일정 부분 흡수했지만 완전 상쇄는 어렵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공격적인 플래그십 전략과 라이프웨어 브랜딩이 북미·유럽에서 먹혀들고 있는 만큼, 자라와의 격차를 얼마나 빠르게 좁히느냐가 향후 패권 경쟁의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