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현대로템과 폴란드 간 K2 흑표 전차 사업의 세 번째 이행계약 규모가 윤곽을 드러냈다. 폴란드는 이번 계약을 통해 총 210대의 K2PL 전차를 추가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양국은 한국 생산 물량과 폴란드 현지 방산업체의 제작 물량을 최적화하는 분할 생산 방식을 유력하게 논의 중이다. 대규모 현지 생산 체계가 성공적으로 구축될 경우, 폴란드는 향후 유럽 내 K2 전차 생산과 정비 거점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폴란드 정부와 세 번째 이행계약을 위한 막바지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현대로템은 최근 폴란드 기자단을 창원 공장에 초청해 K2 전차 프로그램 현황을 상세히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현대로템은 폴란드와 체결한 1000대 공급을 위해 순차적으로 이행계약을 추진 중이며, 양국은 3차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협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계약이 성사될 경우 총 210대의 K2PL 전차와 35대의 계열전차가 포함될 예정이다.
전체 사업은 한국이 핵심 부품을 생산해 수출하고, 폴란드가 이를 현지에서 조립·생산하는 이원화된 구조로 운영된다. 이 같은 공급 방식은 2차 계약부터 확립돼 3차 계약에서도 유지·확장될 예정이다. 핵심 부품인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팩은 HD건설기계 군산 공장에서 전량 생산돼 폴란드로 수출된다. 이후 폴란드 현지 기업인 ZM 부마르-와벵디(Bumar-Łabędy S.A.)이 이를 넘겨받아 차체 조립 및 최종 통합 공정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HD건설기계는 K2 전차용 엔진(DV27K)을 독자 개발·양산하는 유일한 제조사로, 인천 공장과 함께 올해 준공된 군산 공장의 방산 엔진 생산라인을 통해 중장기적인 물량 증가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또한 폴란드 현지에 나토(NATO) 레벨 4 수준의 정비 역량을 구축해 창정비 효율성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현대로템은 이번 3차 계약을 통해 폴란드 내 K2 생산 생태계를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양국은 타당성 조사를 통해 폴란드 현지에서 조달 가능한 부품 목록을 도출했다. K2PL에는 폴란드형 전장관리시스템과 PCO사의 열상카메라, WZE사의 관성항법장치 등 폴란드산 구성품이 탑재되며, 유럽 전장 환경을 고려해 드론 방어 시스템과 능동파괴체계 적용도 검토되고 있다.
폴란드는 총 6개의 실행 계약을 통해 약 1000대 규모의 K2 계열 플랫폼을 확보하는 장기 계획을 추진 중이다. 현재까지 1차 계약을 통해 180대 인도를 마쳤다. 폴란드는 정권 교체 이후에도 국방 현대화 기조를 흔들림 없이 유지하고 있으나, 대규모 기술 이전과 현지화 비율 등 보다 정교한 세부 조건들을 확정하기 위해 양국이 긴밀한 실무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폴란드가 현지 생산 기반을 다지는 과정에서 다소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 이미 방산 업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수준의 대규모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모델을 제시하며 폴란드의 산업 역량 강화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유럽의 안보 지형이 급변하는 상황인 만큼, 양국이 그간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폴란드 안보의 핵심인 K2 전차 사업을 지체 없이 본궤도에 올려 조속히 계약을 매듭짓는 것이 양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