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USMCA 연장 거부…북미 무역협정 매년 재검토하기로

자동차 원산지·중국산 투입재 우회 쟁점 부상
북미 공급망 기업 장기 투자 불확실성 커져

 

[더구루=변수지 기자] 미국이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장기 갱신을 보류하고 북미 무역협정을 연례 재검토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원산지 규정과 관세 예외를 다시 협상 의제로 올리면서 북미 공급망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USMCA를 현행대로 장기 갱신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USMCA는 기존 만료 시점인 2036년까지 효력을 유지하지만, 참여국들은 매년 공동 검토를 통해 협상을 이어가게 된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국은 협정을 그대로 추인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자동차 원산지 규정과 관세 예외 등 중대한 쟁점들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협정 재검토의 핵심 분야로 꼽힌다. 미국은 북미산 자동차의 무관세 혜택 요건을 강화해 미국산 부품 사용 비중을 높이고, 중국산 투입재가 멕시코나 캐나다를 거쳐 우회 진입하는 것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캐나다와 멕시코는 협정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 대미통상 담당 장관은 “북미 무역·투자 체계가 역내 번영과 경쟁력을 뒷받침해야 한다”며 안정적인 북미 통상 체계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부 장관도 미국과의 이견이 협정 탈퇴로 이어질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 그는 “해결할 수 없을 만큼 큰 차이는 없다고 본다”며 “미국이 협정에서 탈퇴하려 했다면 이미 사전에 의사를 밝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USMCA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간 무역 질서를 규정하는 북미 핵심 통상 협정이다. 유효기간은 16년이며 발효 6년마다 공동 검토를 통해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연장 의사를 밝혔으나, 미국이 동의하지 않으면서 연례 재검토 절차가 시작됐다.

 

미국의 태도 변화는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기조와 맞닿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당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해 USMCA를 체결했다. 그러나 2기 행정부 들어서는 캐나다·멕시코 대상 무역적자 해소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USMCA 폐기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우리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차라리 USMCA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본보 2026년 7월 1일 참고 미국, USMCA 연장 거부할 듯…북미 자동차 업계 "협정 유지해야" 반발>

 

이번 결정이 북미 경제에 미칠 파장도 주목된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3국 역내 교역 규모는 USMCA 발효 첫해인 2020년 약 1조 달러(약 1555조원)에서 2024년 1조6000억 달러(약 2490조원) 이상으로 늘었다.

 

한편 북미 기업들은 연례 재검토 체제에 따른 투자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상공회의소와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 협의체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등은 협정 유지와 신속한 검토를 요구했다. 제너럴모터스(GM)와 일본 도요타자동차 등 자동차 업계도 기존 3자 협력 체계 보존을 촉구했다.

 

소매업계와 노동계도 협정 재검토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 소매산업리더협회(RILA)는 무관세 혜택 유지와 공급망 예측 가능성 확보를 요구했다. 국제기계항공노동자연맹(IAM)은 “노동 기준과 집행력, 원산지 규정을 강화해 기업들의 해외 이전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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