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변수지 기자] 유럽연합(EU)의 코발트 분진 규제 강화가 핵심광물 공급망 전략과 충돌하고 있다. 근로자 보호를 위한 노출 기준 강화가 역내 정제·재활용 기반을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3일(현지시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근로자의 코발트 분진·입자 노출을 줄이기 위한 법안 승인 여부를 곧 결정할 예정이다. 해당 법안은 암과 호흡기 질환 예방을 위해 작업장 내 코발트 흡입 노출 한도를 기존 1세제곱미터(㎥)당 20마이크로그램(㎍)에서 10마이크로그램으로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와 우주·방산 장비 등에 쓰이는 핵심 원료다. 분진 형태로 흡입될 경우 장기적으로 폐암·호흡기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집행위는 “EU 내 근로자 약 11만3000명이 코발트 분진에 노출돼 있다”며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행 기준이 유지될 경우 40년간 폐암·폐질환 피해 근로자가 약 1만9000명에 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업계는 이번 기준 강화가 역내 공급망 확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코발트연구소의 마이크 블레이크니 정부·공공업무 책임자는 “기준이 강화되면 유럽의 재활용·정제·가공 역량이 줄고 노출 기준이 더 느슨한 해외 생산 코발트에 계속 의존하게 되는 자기모순적 구조를 만들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독일 금속 소재 기업 H.C.스타크도 “이번 법안은 과잉 규제”라며 “코발트 생산과 투자금이 안전 수준이 더 낮은 지역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국보다 엄격한 EU 기준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중국과 미국의 작업장 노출 기준은 각각 1세제곱미터당 50마이크로그램, 100마이크로그램인 반면 EU만 10마이크로그램이다.
해당 기준의 현장 적용 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벨기에 배터리 소재 기업 유미코어는 “현재 해당 수준에서 작동하는 확립된 산업 기술은 없다”며 “이번 기준이 실제로 작동 가능한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