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나신혜 기자] BMW가 노이어 클라쎄의 첫 번째 양산형 모델인 ‘더 뉴 BMW iX3’를 국내에 선보였다. 단순히 기존 전기차의 성능을 개선한 수준이 아니라 디자인과 디지털 경험, 주행성능, 전동화 기술 전반을 새롭게 설계한 모델이다.
지난 18일 인천 중구 BMW드라이빙센터에서 열린 BMW 프리미엄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iX3 시승식에서 직접 경험한 iX3는 강력한 가속성능보다 정숙성과 안정감, 정교한 움직임이 먼저 기억에 남았다. 고속에서는 시속 200킬로미터(㎞)까지 거침없이 속도를 높였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정지 순간조차 알아차리기 어려울 만큼 부드러웠다.
◇BMW 역사상 가장 부드러운 제동 경험
iX3의 가장 큰 특징은 단연 정숙성과 주행 안정감이었다. 차량 내부는 저속과 고속을 가리지 않고 매우 조용했다. 전기차 특유의 엔진음 부재를 넘어 외부 소음까지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차 안에서 대화를 나누거나 디스플레이를 조작할 때도 외부 소음이 거의 신경 쓰이지 않았다. 단순히 소리를 넘어 바깥과 분리된 고급스러운 공간에 들어와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저속에서 완전히 정차할 때의 움직임이었다. 일반적으로 차량이 멈추는 순간에는 차체가 앞뒤로 살짝 흔들리거나 탑승자의 몸이 앞으로 쏠리는 반동이 발생한다. 하지만 iX3는 언제 정지했는지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로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이우진 BMW 코리아 상품기획팀 매니저는 이를 ‘조이 오브 스토핑(Joy of Stopping)’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하트 오브 조이(Heart of Joy)가 모터와 브레이크를 통합 제어해 BMW 역사상 가장 부드러운 제동 경험을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하트 오브 조이는 BMW의 차세대 통합 주행 제어 컴퓨터로 iX3에 양산차 최초로 적용됐다. 여러 제어 장치가 각 기능을 따로 담당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시스템이 차량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조율한다.
◇지붕 위 물컵도 흔들리지 않는 정교한 차체 제어
차량 지붕 위에 물컵을 올려놓고 주행하는 체험에서도 iX3의 정교한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적인 도심 주행 수준으로 출발과 감속, 방향 전환을 반복했지만 물컵의 물은 밖으로 전혀 흘러넘치지 않았다. 단순히 서스펜션이 부드러운 것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차량이 출발하고 멈추는 과정에서 가속도 변화를 세밀하게 조절하고 차체의 불필요한 움직임을 억제한다는 인상이 강했다.
이 매니저는 “현재 전동화 시대에는 단순한 출력보다 차량을 얼마나 빠르고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하트 오브 조이가 즉각적인 가속 반응과 부드러운 동력 전달을 동시에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하트 오브 조이의 기반에는 BMW가 독자 개발한 ‘BMW 다이내믹 퍼포먼스 컨트롤’이 있다. 운전자의 조작과 차량 상태를 예측하고 가속과 제동 명령을 즉각 전달해 모터와 브레이크의 반응 속도를 기존보다 최대 10배 높였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시속 200㎞까지 거침없는 가속
트랙에서는 일상 주행과 전혀 다른 성격을 드러냈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한 뒤 가속페달을 밟자 시속 200km까지 시원하게 속도를 높였다. 초반뿐 아니라 고속 영역에서도 힘이 떨어지거나 답답해지는 느낌 없이 속도가 꾸준히 붙었다. 더 뉴 BMW iX3 50 xDrive는 최고 출력 469마력를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9초 만에 가속한다. 고속 와인딩 구간에서도 차체가 좌우로 과도하게 쏠리지 않았다. 높은 속도로 방향을 바꿔도 차체가 빠르게 자세를 잡았고, 운전자가 예상한 궤적을 안정적으로 따라갔다.
차체 크기와 고전압 배터리의 무게를 고려하면 묵직하고 둔한 움직임이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부담스럽지 않았다. 안정감은 유지하면서도 방향 전환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BMW 특유의 주행 감각이 살아 있었다.
◇운전자를 향해 기울어진 디스플레이…조작도 디자인도 만족
실내에서는 BMW 파노라믹 iDrive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앞 유리 하단 전체에 주행 정보를 표시하는 파노라믹 비전은 시선을 크게 옮기지 않고도 속도와 주요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화면에 표시되는 위젯은 운전자 선호에 따라 구성할 수 있다. BMW 최초로 적용된 3D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과 주행 정보를 보다 입체적이고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중앙 디스플레이는 운전석 방향으로 17.5도 기울어져 있었다. 주행 중 손을 뻗었을 때 화면까지 쉽게 닿아 조작하기 편했다. 비스듬히 놓인 화면은 기능적인 장점뿐 아니라 실내 디자인에도 역동적이고 세련된 인상을 더했다. 이 매니저는 “중앙 디스플레이는 운전자가 어느 위치에서도 편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했다”며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화면 하단에 고정하고 개인화 설정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새롭게 디자인된 스티어링 휠도 독특했다. 기존 BMW 차량과 차별화된 형태를 적용해 미래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면서도 전체 실내 디자인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스티어링 휠 버튼에는 물리 버튼과 디지털 기능을 결합한 샤이 테크 기술과 햅틱 반응도 적용됐다. 운전 중 화면을 오래 바라보지 않아도 손끝의 감각만으로 기능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 본부장은 “BMW는 노이어 클라쎄를 통해 운전자와 자동차가 교감하는 방식까지 새롭게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의 크기나 기능을 늘리는 데 머물지 않고 운전 중 시선 이동과 조작 부담을 줄이는 데 중점을 뒀다는 취지다.
◇과거의 BMW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
외관에서는 BMW의 과거와 미래가 동시에 느껴졌다. 전면부에는 1960년대 노이어 클라쎄 모델의 수직형 키드니 그릴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조명이 들어오는 아이코닉 글로우와 사선 형태의 주간주행등이 새로운 인상을 만들었고, BMW 신규 로고도 iX3에 처음 적용됐다.
측면은 불필요한 선과 장식을 줄여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럽게 완성했다. 몰딩을 제거한 윈도우 라인은 차체와 하나처럼 매끄럽게 이어졌다. 후면에서는 BMW 특유의 L자형 리어라이트가 차량의 폭을 강조하며 안정적이고 강인한 인상을 만들었다.
◇국내 기준 최대 611㎞…800V 초급속 충전 지원
iX3는 BMW의 6세대 eDrive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BMW 전기차 최초로 원통형 배터리 셀과 800볼트(V) 고전압 아키텍처를 적용했다. 배터리 셀을 별도의 모듈로 묶지 않고 팩 내부에 직접 배치하는 셀 투 팩 구조를 적용했다. 불필요한 케이스와 부품을 줄여 같은 공간에 더 많은 배터리 셀을 넣고 무게도 낮췄다. 이 매니저는 “원통형 셀과 800V 아키텍처, 최신 전기모터를 결합해 전비 효율과 충전성능을 크게 향상했다”며 구조적 혁신을 통해 순수전기차의 상품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국내 인증 기준 최대 611㎞이고 WLTP 기준으로는 최대 805㎞다. 최대 350~400킬로와트(kW)급 초급속 충전을 지원하며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약 21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10분 충전으로는 국내 인증 기준 약 250㎞, WLTP 기준 약 372㎞를 주행할 수 있는 전력을 확보한다. 양방향 충전 기능도 기본 적용됐다. 차량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외부 전자기기에 공급할 수 있어 캠핑이나 레저 활동에서는 차량을 대형 이동식 전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