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종전' 자축에 블룸버그 "평화 아닌 패배의 징조"

블룸버그 "트럼프가 자초한 위기…이란 협상 지렛대만 키웠다"
호르무즈 재개·핵협상 복귀 그쳐…핵심 안보 쟁점은 뒤로

 

[더구루=변수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축한 ‘이란 종전’ 선언을 두고 평화가 아닌 패배의 징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번 합의안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와 핵협상 재개에 그치면서 핵심 안보 쟁점이 뒤로 밀렸다는 평가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오피니언 칼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중재자’ 자평에 선을 그었다. 칼럼은 “트럼프 대통령이 남긴 것은 평화가 아니라 전쟁”이라며 “스스로 초래한 전쟁을 멈추기 위해 휴전으로 수습에 나섰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블룸버그는 “2018년 미국의 이란 핵합의(JCPOA) 탈퇴 이후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재고 문제가 악화됐으며, 호르무즈 해협 폐쇄 위기 역시 이란과의 무력 충돌 이후 불거졌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핵합의 탈퇴가 결국 현재의 안보 위기를 자초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양해각서(MOU) 합의안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적대행위 중단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으나, 핵심 안보 쟁점이 여전히 뒤로 밀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충돌 당사자인 이스라엘이 협상에서 배제되면서, 그간 이스라엘이 문제 삼아온 핵·미사일 등의 쟁점은 모두 휴전 이후의 과제로 넘겨졌다.

 

이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최종 합의에는 농축 핵물질 제거와 농축 인프라 해체, 미사일 생산 제한, 역내 대리세력 지원 중단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요구가 이번 MOU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짚었다.

 

한편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은 미국과의 합의를 둘러싼 자국 내 강경파 반발을 의식한 듯, 이란 협상팀 전략고문 메흐디 모함마디의 발언과 MOU 초안을 공개했다.

 

모함마디 고문은 “이번 합의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행동을 통제하겠다고 보장한 첫 사례”라며 “트럼프 대통령도 대이란 1차 경제제재 해제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흐르통신이 공개한 초안에는 미국이 300억 달러(약 45조원) 규모의 이란 재건 기금을 조성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블룸버그는 이를 “이란 측의 믿기 어려운 희망사항”이라고 깎아내리면서도, “이번 합의가 이란에 유리한 협상 구도를 만들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란 정부는 자국이 얻어낸 성과를 부각하는 동시에 핵 문제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모함마디 고문은 “고농축 우라늄 재고 희석 문제는 논의할 수 있으나, 이란 핵개발 전반을 협상 대상에 올리려면 별도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전쟁을 미국의 명백한 전략적 실책으로 규정했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폐쇄라는 카드로 세계 경제를 흔들고 미국을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번 합의가 이란에 더 큰 협상 지렛대를 안긴 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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