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포스코가 '사상 초유'의 자연재해를 극복하고 핵심 철강 생산 인프라를 단기간에 재건한 위기 관리 역량을 국제 무대에서 입증했다. 성공적인 복구 경험과 선제적으로 구축한 재난 방어 체계를 바탕으로 향후 글로벌 철강 생태계 내 기후 변화 대응 리더십을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4일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임지우 포항제철소 설비담당 부소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월드스틸 오픈 포럼(Worldsteel Open Forum)'에 참석해 태풍 '힌남노' 피해 복구 사례를 발표했다. 임 부소장은 '위기가 중심에 설 때 – 물리적 위험과 보험'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패널 토론에 직접 나서 135일 만에 이뤄낸 포항제철소 정상화 과정을 상세히 공유했다.
포스코는 지난 2022년 9월 시간당 110mm의 기록적인 폭우와 초속 56m의 강풍을 동반한 슈퍼 태풍 힌남노의 직격탄을 맞았다. 제철소 면적의 3분의 1이 침수되고 118개 생산 라인이 진흙에 묻히는 등 공장 가동 이래 최대 규모의 타격을 입었다. 막대한 피해 규모에도 불구하고 태풍 상륙 전 모든 공장의 전력을 차단하고 가스 공급을 중단하는 54년 역사상 최초의 결단을 내려 더 큰 기후 재난으로부터 시설을 보호했다.
태풍이 지나간 직후 필수 기반 시설을 단 6일 만에 복구하며 치열한 시간과의 싸움을 벌인 끝에 재건을 이뤄냈다. 68km에 달하는 지하 관로가 진흙으로 뒤덮인 악조건 속에서도 하루 평균 1만5000명, 총 140만 명을 투입해 30일간 집중적인 배수 및 청소 작업을 진행했다. 국내 경쟁사로부터 토페도 래들카를 지원받고 조선업계가 대용량 펌프를 내준 데 이어 파트너사인 인도 철강·에너지 회사 'JSW'의 도움으로 핵심 부품 조달 기간을 1년에서 3개월로 단축하는 글로벌 연대도 빛을 발했다.
임 부소장은 "차수벽과 5개의 신규 펌프장, 36개의 배수로, 250개의 대용량 배수펌프, 전력선 이중화 및 10MW 비상용 발전기 등 3단계 방어 체계를 거쳐 전체 피해 비용의 35%를 회복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기후 회복 탄력성 관리는 향후 철강 산업 프로젝트의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앞서 포스코는 힌남노 수해 복구 과정과 현장의 사투를 기록하기 위해 지난 2024년 11월 상업영화 '데드라인'을 개봉한 바 있다. 철강 생산의 마지노선을 지키기 위한 일주일간의 골든타임을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그려내며 산업 현장의 실제 위기 극복 과정을 대중에게 성공적으로 알렸다.
월드스틸 오픈 포럼은 세계철강협회가 주최하는 연례행사다. 올해 행사는 '기후 대화: 철강의 다음 장을 형성하다(A climate conversation: shaping steel's next chapter)'라는 슬로건 아래 개최됐다. 아르셀로미탈, 일본제철, 타타스틸 등 주요 글로벌 철강사 경영진과 기술 책임자들이 대거 집결해 패널 토론 등에 참여하며 생태계 전반의 물리적 위험 관리 방안을 모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