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AI 품은 신형 그랜저, 차세대 드라이빙 미래 보여준 '국민 세단'

“글레오, 천장 투명하게 해줘”…AI 품은 그랜저, 달리는 고급 라운지로
묵직한 승차감·라운지 같은 실내

 

[더구루=나신혜 기자] 출시 첫날에만 1만 명이 선택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끈 현대자동차의 신형 '더 뉴 그랜저(이하 그랜저)'.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는 5월, 그랜저와 함께 서울에서 춘천으로 나들이를 떠났다. 새로운 그랜저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으로 나아가는 현대차의 미래를 그대로 담고 있었다.

 

가솔린 2.5 엔진을 탑재한 신형 그랜저 캘리그라피 모델에 오르자 가장 먼저 스티어링 휠과 그 위로 9.9인치의 슬림 디스플레이가 눈에 띄었다. 출시 이후 슬림 디스플레이가 스티어링 휠에 가리진 않을지 우려가 앞섰으나 운전대의 위치를 조절하자 시야에 잘 들어왔다. 센터패시아에는 1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있다. 마치 태블릿PC를 거치해 놓은 것같이 시원한 화면이 인상적이다. 디스플레이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또한 태블릿PC와 유사하다.

 

 

신형 그랜저에는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인 플레오스 커넥트가 적용됐다. 화면은 좌우 2:1 비율로 나뉘어 왼쪽에는 차량 상태와 주행 정보를, 오른쪽에는 내비게이션 등 화면을 띄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음악이나 지도 등 애플리케이션(앱)을 조작할 수 있다. 에어컨 바람의 방향도 플레오스 커넥트로 조작하게 되어 있다. 전동식 에어벤트를 적용해 물리적 조작부를 없애고 미니멀한 룩을 완성했다. 현대적이고 세련된 방식일 수 있으나 어르신들에게는 자칫 차량의 기능을 충분히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겠다.

 

"글레오! 천장 투명하게 해줘." 현대차의 차세대 생성형 AI 에이전트인 글레오를 불러봤다. 요청하는 즉시 스마트 비전 루프를 투명하게 바꿔줬다. 다른 명령도 해봤다. "천장 다시 불투명하게 해주고 운전석 통풍 시트 켜주고 운전석 뒤쪽 창문 내려줘"라고 말하자 여러 가지 명령을 동시에 인식하고 곧바로 수행한다. 현재 국제 정세에 관한 질문에도 개괄적인 답변을 내놓는 등 제법 유용하다. 다만 지금 운행하고 있는 차량의 배기량이나 엔진 사양 등 차량 자체 정보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서울양양고속도로에 진입해 속도를 내봤다. 시속 50킬로미터(㎞)가량에서 시속 120㎞까지 속도를 올리자 약간의 엔진음이 발생했다. 그리 시끄러운 수준은 아니나 소음에 민감하다면 불편할 수 있는 정도다. 2.5 가솔린 4기통 엔진 기준으로 배기량 2497씨씨(cc), 최고 출력 198마력, 최대토크 25.3킬로그램포스미터(kgf·m)의 수치를 보인다. 일상에서 편안한 주행을 경험하기에 무리 없는 수준이다. 저속에서 고속으로 급가속할 때는 소음이 발생했지만 평소의 가속·감속 상황에서는 부드러웠다. 변속 시점을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를 켜봤다. 앞뒤 감쇠력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덕에 더욱 안정적인 주행감이 느껴진다. 특히 고속 주행 시 무게 중심이 아래쪽으로 쏠리는 듯해 불안감이 적었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는 소비자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해 이전 모델과 비교해 한층 세련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샤크 노즈 형상을 강조해 프론트 오버행이 15㎜ 더 길어졌고 전면부는 메시 패턴 그릴이 적용돼 현대적인 디자인이 완성됐다. 외관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내부는 눈에 띄게 아름답다. 마치 고급 라운지의 인테리어를 그대로 옮겨온 듯 따뜻한 브라운 색감의 시트와 우드톤 디테일이 인상 깊었다. 2열 도어에는 엠보싱 처리돼 차량이 아닌 디자이너 가구인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하이브리드 모델 기준 6000만원대인 신형 그랜저가 높은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왜 1만5000명의 선택받았는지 명확하게 느껴졌다. 플레오스 커넥트와 글레오 AI로 SDV 차량으로의 전환이라는 정체성을 명확히 제시했고 고급스러운 주행감과 편의 사항도 놓치지 않았다. 여기에 '그랜저'라는 이름에서 오는 긴 역사의 안정성까지 고려한다면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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