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현수 기자] 삼천당제약이 자체 약물 전달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경구용 인슐린의 유럽 임상 1상 승인을 획득하며, 세계 최초 경구용 인슐린 상용화를 향한 본격적인 돛을 올렸다.
삼천당제약은 경구용 인슐린 후보물질 'SCD0503'의 임상시험계획(CTA)이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29일 공시했다. 이번 승인으로 그동안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던 기술적 의혹을 특허에 이어 임상 승인으로 정면 돌파하며 시장의 신뢰를 확고히 다지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번 임상은 세계 최고 수준의 당뇨 전문 임상수탁기관(CRO)인 독일의 '프로필(Profil)'에서 진행된다. 프로필은 노보노디스크의 오젬픽과 위고비를 비롯해 사노피, 일라이 릴리 등 글로벌 빅파마들의 당뇨병 임상을 도맡아 온 공신력 있는 기관이다. 삼천당제약은 이곳에서 1형 당뇨 환자 64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임상은 설계 단계부터 글로벌 표준을 엄격히 따랐다. 삼천당제약은 혈당을 일정 수준으로 고정한 상태에서 약물의 흡수와 혈당 조절 효과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유글리세믹 클램프(Euglycemic Clamp)'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인슐린 임상의 국제 표준이다.
여기에 기존 주사 인슐린과 효능을 직접 비교하는 '헤드투헤드(Head-to-Head)' 설계 방식을 도입했다. 글로벌 빅파마와 동일한 수준의 검증 트랙에서 정면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다.
인슐린 경구 투여 제형 개발은 바이오 업계의 100년 숙원 과제다. 1922년 인슐린이 발견된 이듬해인 1923년 조슬린 박사의 첫 시도를 시작으로, 2001년 에미스피어(Emisphere), 최근 이스라엘 오라메드까지 수많은 기업이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모두 상용화 문턱을 넘지 못했다.
글로벌 1위 당뇨 기업인 노보노디스크 역시 지난 2016년 경구용 인슐린 임상을 진행했으나 제조비용 문제로 중단한 바 있다. 당시 노보노디스크의 후보물질은 기존 주사제 대비 무려 58배에 달하는 과도한 양을 복용해야만 주사제와 동등한 효능이 나타나는 한계가 있었다.
업계에서는 노보노디스크의 시도 이후 10년 동안 바이오 기술력이 급성장한 만큼, 삼천당제약의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 'S-PASS'가 이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도 이제는 경구용 인슐린 상용화의 "때가 됐다"는 기대 섞인 관측이 나온다.
삼천당제약은 이번 유럽 임상 1상을 시작으로 속도전에 나선다. 회사는 연내 임상 결과 보고서(CSR)를 수령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계획대로 임상을 통해 경구용 인슐린의 우수한 흡수 특성과 혈당 조절 효능을 입증하고 연내 CSR까지 확보한다면, 삼천당제약은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경구용 인슐린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으로 글로벌 바이오 역사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이번 유럽 임상 1상을 통해 경구용 인슐린의 우수한 흡수 특성과 혈당 조절 효능을 입증하는 동시에, 임상 2a상으로의 확장도 성공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당뇨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