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에 제동 건 법원…2차 파업 강행 쉽지 않을 듯

"가처분 위반 1회당 2000만원 배상"…파업 시 '수억원 단위' 규모
노사 협상 교착에 자율교섭 전환…경찰 수사 겹치며 노조 선택지↓

[더구루=김현수 기자] 법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이하 노조)에 쟁의행위에 대한 강력한 족쇄를 채우면서 선택지가 급격히 좁아지는 모양새다. 핵심 공정에 파업 지침을 내릴 때마다 건당 2000만원씩 배상금이 쌓이는 구조다. 협상이 수차례 불발되면서 2차 파업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 속, 강행 시 상당한 압박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정 대화에서 정부가 빠지고 노사 자율교섭으로 전환했다. 노조는 현재 연장·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이어가고 있으며, 2차 파업 가능성도 여전히 열어둔 상태다.

 

다만 법원이 쟁의행위에 대해 금전적 제재라는 제제를 걸었다. 앞서 인천지법 민사21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조를 상대로 낸 간접강제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파업 기간 중 노조가 핵심 공정 담당 조합원에게 작업 중단을 지시하거나 관련 지침을 배포할 경우, 위반 행위 '1회당 2000만원'을 사측에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이번 결정에서 주목할 대목은 '1일당'이 아닌 '1회당(건당)' 부과 방식이다. 하루 투쟁을 이어가도 단일 위반으로 계산되는 일당 방식과 달리, 지침서나 메시지를 배포하고 작업 중단을 지시할 때마다 2000만원이 쌓인다. 법원이 쟁의행위를 금지한 △농축 및 버퍼 교환 △원액 충전 △버퍼 제조·공급 등 3개 핵심 공정별로 지시가 세분화될 경우 노조의 금전적 책임은 순식간에 수억원 단위로 불어날 수 있다.

 

법원의 초강수 배경은 노조 집행부의 약속 불이행이다. 지난 3월 간접강제 청구 기각 당시 노조는 법원 결정을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파업이 시작되자 파업이 제한된 필수 부문 담당 직원들에게도 파업지침절차서를 배포한 정황이 포착됐다. 파업 제한 부문에서만 300여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사측이 간접강제를 재신청했고 재판부도 향후 위반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

 

노조 측은 "이번 결정은 향후 가처분 위반의 개연성이 있다는 취지일 뿐, 기존 쟁의행위가 위법했다는 판단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여전히 2차 전면 파업도 가능한 선택지로 남겨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서 글로벌 신인도는 생명과 같다"며 "가처분에 이어 간접강제까지 연이어 인용된 것은 노조의 투쟁 방식이 과도하다는 방증이며, 향후 생산 차질에 따른 법적·사회적 책임은 온전히 노조가 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사 갈등은 형사 고발전으로 치닫고 있다. 인천경찰청은 지난 26일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장에 수사관을 보내 사내 서버·자료 보관 시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박재성 상생지부 위원장의 대외비 문서 유출 의혹이 불거진 데 따른 조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홍보 관련 부서에 접수된 세금계산서 내역이 PDF 파일 형태로 외부에 유포됐고 해당 파일의 문서 속성 작성자란에 박 위원장 이름이 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합의가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흘러나왔지만 노조는 거리를 뒀다. 노조는 임금 외에 인사·경영 권한 문제까지 얽힌 협상 구조로, 삼성전자 합의와 별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법원의 간접강제 결정, 협상 교착, 경찰 수사까지 겹치며 노조의 운신 폭은 갈수록 좁아지는 형국이다. 노사정 대화 종료 이후 첫 노사 직접 협상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향후 협상 테이블에서 노조 수정안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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