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이하 인피니언)가 반도체 수급 불균형과 원가 상승에 대응해 세 달 만에 '또' 전력 반도체 제품군에 대한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누적된 원가 부담을 털어내 수익성을 방어하고, 급증하는 인공지능(AI) 서버 수요에 발맞춰 고부가 제품군 중심으로 생산 능력을 재편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인피니언은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오는 7월 1일부로 일부 반도체 제품의 가격을 추가로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구체적인 인상폭이나 대상 제품군이 명시되지는 않았으나 전력 반도체와 차량용 칩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드레아스 우르시츠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서한에서 "에너지, 원자재, 운송 및 서비스 관련 비용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반면, 인피니언 제품 포트폴리오에 대한 수요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했다"며 "더 이상 모든 비용 상승분을 내부적으로 흡수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일부 제품에 대해 가격 조정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인피니언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6년 연속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핵심 공급업체인 만큼, 이번 조치는 국내외 완성차 업계의 전장 부품 조달 원가 상승으로 직결될 전망이다. 특히 핵심 축인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과 전력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하고 있어 유통 및 현물 시장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연쇄 인상은 반도체 산업이 AI 인프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나타나는 구조적 현상으로 분석된다. 막대한 전력을 요구하는 AI 데이터센터가 한정된 반도체 생산 능력을 흡수하면서 범용 제품의 심각한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있다. 타이트한 생산 능력과 제조 원가 상승을 배경으로 대형 공급업체들이 절대적인 가격 결정권을 쥐는 '공급자 우위' 시장이 굳어지는 모습이다.
앞서 인피니언은 지난 2월 주요 파트너사에 서신을 발송하고 4월 1일부로 전력 스위치와 전력 IC 등 주력 제품의 가격을 5~15%가량 인상한 바 있다. 당시 인피니언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신규 주문은 물론 기존 수주 잔량에까지 인상된 가격을 소급 적용했다. 또 AI 데이터센터 고객을 위해 가용 자원을 선제적으로 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사실상 자동차용 범용 제품 생산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라인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