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남동부 최대 전력회사인 DTE에너지(Detroit Edison Energy)와 대규모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북미 시장 내 영향력을 대폭 확대한다. 이번 계약은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ESS 시스템 통합(SI) 전문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LG Energy Solution Vertech)'와 협력해 진행되는 것으로, 미시간 현지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활용함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와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라는 핵심 과제를 동시에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8일 DTE에너지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와 16억 달러(약 2조 4000억원) 규모의 B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DTE에너지는 미시간주 홀랜드(Holland)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기반으로, 향후 2년간 미시간주 전역에서 추진하는 8개 에너지 저장 프로젝트에 BESS를 공급받게 된다. 이를 통해 총 1.5기가와트(GW) 또는 6GWh 규모의 배터리 저장 용량을 확보하게 된다.
DTE에너지는 이번 프로젝트가 전력망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당 BESS는 전력 생산이 과잉될 때 에너지를 저장하고, 전력 수요가 집중되는 피크 타임에 이를 다시 공급함으로써 전력망의 부담을 줄이고 효율적인 에너지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이번 계약은 오라클(Oracle) 데이터 센터 등 대규모 전력 수요처를 지원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 구축의 일환으로, DTE에너지가 추진 중인 '2030 청정 에너지 표준'을 달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박재홍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 법인장은 "미시간은 우리에게 핵심적인 미국 내 제조 거점이며, 이곳에서 생산된 에너지 저장 솔루션을 통해 지역사회의 전력망을 강화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DTE에너지와의 협력을 통해 국가 에너지 수요에 대응하고, 미국 현지 제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파트너십은 지역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파급 효과 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홀랜드 공장에서 1800개의 양질의 일자리가 직접 창출되는 것을 비롯해, 건설 및 운영 분야에서 350개 이상의 일자리가 추가로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DTE에너지는 이번 프로젝트로 인해 총 23억 달러(약 3조 400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미시간주에 유입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조이 해리스(Joi Harris) DTE에너지 CEO는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와 손잡고 미시간에서 생산된 배터리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미시간주가 기술 혁신과 경제 성장의 선두에 서게 되었다"며 "고객에게는 더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에너지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에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책임 있는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는 지난 2022년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에너지 저장장치 SI 업체인 NEC에너지솔루션을 인수하며 설립됐다. 특히 지난해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직접 버테크를 방문해 "단순한 배터리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통합 솔루션 역량을 높여 시장을 선도하는 압도적인 지위를 구축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러한 구 회장의 전략적 메시지에 발맞춰, △배터리 제조부터 설계 △설치 △유지·보수를 아우르는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고 북미 현지 생산 거점을 ESS 전용 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의 탈중국 공급망 정책(PFE 요건)에 따라 비중국 제조사의 입지가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배터리 셀부터 사후 관리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LG의 통합 전략이 북미 ESS 시장 주도권을 굳히는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