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안 개구리' 한국투자증권, 결국 '증권 1위' 미래에셋증권에 내놓나

한투, 1분기 당기순익 75% 넘게 늘었지만
미래에셋, 증권업 최초 당기순익 1조 달성
스페이스X 등 글로벌 투자 전략 주효 평가

 

[더구루=정등용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증권업계 1위 자리를 뺏길 처지에 놓였다. 미래에셋증권이 증권업 최초로 분기 당기순이익 1조원을 달성하면서다. 한국투자증권도 성장세를 보였지만, 스페이스X 투자 등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전략이 더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784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5.1%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9599억원으로 85% 늘었다.

 

각 사업 부문이 유기적인 시너지를 발휘하며 고르게 성장하는 선순환 체계를 이뤘다는 게 한국투자증권 설명이다.

 

그럼에도 미래에셋증권의 성장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1조1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88% 증가한 것으로, 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증권업계 역사상 처음이다. 영업이익도 1조37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7% 급증했다.

 

이 같은 성과는 글로벌 투자 확대에서 비롯됐다.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AI투자조합1호와 글로벌 스페이스 투자조합 등을 통해 스페이스X를 비롯한 xAI 등 글로벌 혁신기업 투자 비중을 늘려왔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PI(자기자본투자) 부문에서 약 8040억원 규모의 평가이익을 냈다.

 

1분기 실적 흐름이 연간 성적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그동안 1위 자리를 지켜온 한국투자증권의 자리도 위태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2년 1분기 당기순이익 2946억원을 기록하면서 당시 한국투자증권(2745억원)을 앞섰지만, 이후 3년간 1분기 경쟁에서는 한국투자증권에 밀렸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이 글로벌 투자·해외자산 중심의 증권사라면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발행어음·IB(기업금융) 중심의 증권사”라며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국내 부동산과 금리 영향에 따라 수익 변동성이 큰 구조"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잦은 전산오류도 문제로 지적된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7000선을 넘어선 지난 6일, 개장 직후 한국투자증권 MTS의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제대로 접속이 안되면서 다수 고객이 주식 거래에 불편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오류 중에도 매매 주문은 정상적으로 처리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일부 퇴직연금 계좌의 잔고 금액과 보유 수량이 실제와 다르게 표시되는 오류를 비롯해 지난해 10월에는 장 초반 접속 지연과 호가 조회 오류가 일어났다. 지난 2022년 8월에는 본사 전원 공급 문제로 HTS와 MTS 서비스가 약 15시간 동안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두 증권사의 투자의견을 두고 신경전도 가열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했다. "혁신기업 대상 투자 다변화로 수익이 발생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이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지난 2월부터 한국금융지주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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