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슈퍼탱커' 출항으로 원유 흐름 소폭 증가

호르무즈 통과 선박 1주일 새 3배 증가
일부 중동산 원유 수출 제한적 회복

 

[더구루=변수지 기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초대형 유조선(VLCC) 운항이 최근 증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봉쇄 장기화 속 일부 중동산 원유 수출이 제한적으로 회복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며칠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비(非)제재 원유 운반 슈퍼탱커 수가 증가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슈퍼탱커'는 원유 수백만 배럴을 한 번에 실어 나를 수 있는 초대형 유조선을 뜻한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0일 이후 이라크산 원유를 실은 초대형 유조선 4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하루 기준 운송량은 약 200만 배럴 수준이다.

 

지난 7일간 호르무즈 해협을 양방향으로 통과한 선박은 총 38척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일주일과 비교하면 약 3배 증가한 수치다.

 

중국과 일본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이란 매체 파르스통신은 “이란 당국 승인을 받은 일부 중국 선박이 최근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지난 13일부터 허가를 받은 선박 30여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일본 유조선 역시 최근 페르시아만을 빠져나갔다. 일본 최대 정유사 에네오스홀딩스 소속 유조선 ‘에네오스 엔데버호’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은 지난달 29일 ‘이데미쓰 마루호’ 이후 두 번째다. 시장에서는 이란이 선별적 통항 허가를 통해 해협 통제력을 유지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전쟁 이전 다양한 규모의 유조선 약 20척이 매일 해협을 통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흐름은 여전히 정상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블룸버그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미 글로벌 원유 공급 약 10억 배럴이 감소했다”며 “이란 외 국가들의 수출 물량은 소폭 늘었지만 미국의 봉쇄 이후 이란산 원유 수출은 급격히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이달 초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해 ‘페르시아만 해협청’과 협의하도록 하는 새로운 절차를 제시했다. 반면 미국은 오만만 입구 일대에서 이란 항만 봉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여파로 중동 지역 해상 운송은 여전히 둔화된 상태지만, 일부 선박은 국가 간 협의를 통해 제한적으로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위성 신호를 끈 채 해협을 이동하는 선박 사례도 늘고 있다. 블룸버그는 “최근 몇 주 동안 일부 상선이 위성 신호를 끈 채 이동하고 있다”며 “중동 해역을 벗어난 뒤 신호가 다시 포착되면 실제 통과 선박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통과 선박 증가에도 공급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 해운 분석업체 시그널마리타임은 “통과 선박 규모가 매우 낮아 시장에 큰 변화를 주지는 못할 것”이라며 “더 큰 문제는 해협 안의 선박들이 빠져나가더라도 신규 선박은 당분간 진입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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