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6월 금리 인상 전망 불투명 "인플레이션 및 성장 우려 지속"

'매파'도 '조건부 인상' 후퇴… 6월 인상 vs 동결 시나리오
물가 잡기냐 경기 방어냐… ECB 안팎에서 '금리 신중론' 커져

 

[더구루= 김수현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의 6월 금리 인상 가도에 신중론이 대두되고 있다. 당초 강력한 긴축 의지를 보였던 것과 달리, 유가 추이와 유로존 경제 정체 등 상충하는 지표들이 나타나며 정책 결정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ECB 내부에서는 6월 인상과 동결이라는 두 가지 시나리오가 맞서고 있다. 중동 분쟁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예상 만큼 폭등하지 않은데다, 에너지 비용 상승에 따른 광범위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현상도 아직 뚜렷하지 않아서다.

 

스위스 EFG은행의 스테판 게를라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를 통해 "6월 금리 인상이 여전히 가능하고 정당화될 수도 있지만, 동결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며 "이 옵션은 현재의 시장 컨센서스가 허용하는 것보다 더 진지하게 고려될 가치가 있다"고 분석했다.

 

ECB 당국자들의 기류 변화는 유로존의 경기 정체와 맞물려 있다. 유로존 경제가 1분기 겨우 성장을 기록한 뒤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다시 약세로 돌아서면서, 성급한 금리 인상이 자칫 경기 침체의 골을 깊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CB 내에서 가장 매파적인 인물로 꼽히는 이사벨 슈나벨 집행이사조차 "에너지 가격 충격이 광범위하게 확산될 때만 추가 긴축이 필요할 것"이라며 조건부 인상론으로 한발 물러섰다. 임금 상승률이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있고, 중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이라는 점도 금리 동결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금리를 올려 물가 잡기 의지를 보여줄 것인지, 아니면 경기 위축을 고려해 인상을 늦출 것인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성급하게 금리를 올렸다가 경기가 꺾여 정책을 곧바로 뒤집거나, 반대로 너무 늦게 대응해 물가 통제 기회를 놓치는 상황 모두 부담스러운 탓이다.

 

미국 푸르덴셜 파이낸셜(Prudential Financial) 소속 글로벌 자산운용사 PGIM의 캐서린 나이스 수석 유럽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상황이 당분간 매우 불확실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결과적으로 ECB는 스스로를 특정 정책 경로에 가두는 것을 피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라가르드 총재 역시 최근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너무 빨리 반응할 위험과 너무 늦게 반응할 위험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있다"며 정책 결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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