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변수지 기자] 중동발 항공유 공급난이 확산되며 아시아·유럽 항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항공유 가격 급등과 공급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발 항공유 수출이 급감하며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다.
유럽공항협회(ACI Europe)는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유럽이 구조적인 항공유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유럽 항공유 수입량의 약 20%는 중동에 의존해왔다. 우리나라와 중국·인도 정유사들도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아 공급 차질 영향권에 놓여 있다.
시장조사업체 클레퍼는 “아시아 정유사들은 중동산 원유 공급 차질로 국내외 항공유 수요를 감당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재 상황은 느리게 진행되는 자동차 충돌 같다”고 경고했다.
클레퍼에 따르면 지난 4월 글로벌 항공유 수출량은 하루 130만 배럴로 전년 동기(190만 배럴) 대비 약 30% 감소했다. 미국 정유사 발레로 에너지의 게리 시먼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항공유 공급이 극도로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유럽 항공유 가격은 지난 1년간 두 배 가까이 상승해 1일 기준 배럴당 187달러(약 27만 원)까지 치솟았다.
실제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미국 교통부에 따르면 미국 항공사들의 지난 3월 항공유 지출은 50억6000만 달러(약 7조3000억 원)로 집계됐다. 전월(32억3000만 달러) 대비 56.4% 급증한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약 30% 증가했다.
항공사들은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2027년 초부터는 인상된 항공유 비용이 항공권 가격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클레퍼는 현재 상황에 대해 “도미노가 연쇄적으로 무너지는 상황”이라며 “항공유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았고, 아시아에서 시작된 충격이 전 세계와 다른 석유제품으로까지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에서는 이미 항공편 감축이 현실화되고 있다.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사는 연료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오는 10월까지 단거리 항공편 2만 편을 감축하기로 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저비용항공사(LCC) 스피릿항공은 항공유 급등 여파로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파산절차에 들어갔다.
기존 재고와 전쟁 직전 출항한 유조선 물량으로 버티던 ‘유예 기간’도 끝나가고 있다. 미국 석유기업 코노코필립스의 앤드루 오브라이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쟁 이전 출하 물량이 대부분 도착하면서 공급 완충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미국산 항공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치치코스타스 집행위원은 “EU가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대체 항공유 공급망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유업계는 생산 확대에 돌입했다. 발레로는 지난 3월 전체 정제유 생산 가운데 항공유 비중을 기존 26%에서 30%로 확대했다. 미국 석유기업 마라톤 페트롤리엄 역시 루이지애나 게리빌 정유공장의 항공유 생산능력을 하루 3만 배럴 늘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