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수현 기자] 최근 급등하는 휘발유 가격이 미국 저소득 가구에 더 가혹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고소득층은 가격 상승에도 소비 행태에 큰 변화가 없었으나, 저소득층은 생존을 위해 이동 자체를 줄이는 등 전형적인 'K자형' 소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연준)이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3월 에너지 가격 폭등 당시 연 소득 4만 달러(약 5800만원) 미만 가구의 명목 휘발유 지출은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모든 소득 계층 중 가장 낮은 증가율로, 가격 상승에 맞춰 소비량 자체를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이들 가구의 실질 휘발유 소비량은 전년 대비 7% 줄었다.
연구팀은 "저소득 가구가 급등한 연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카풀을 이용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실질 소비를 줄인 결과"라며 "3월 명목 및 실질 휘발유 지출 모두에서 'K자형 소비 패턴'이 강력하게 목격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연 소득 12만5000달러(약 1억8000만 원) 이상의 고소득 가구는 상반된 움직임을 보였다. 이들은 실질 소비량을 1%만 줄였으며 대신 휘발유 관련 지출을 19% 늘렸다. 가격이 올라도 원래의 소비 패턴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심화된 'K자형 경제'의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자산 가치 상승으로 부를 축적한 고소득층과 달리, 저소득층은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는 정체된 임금으로 인해 구매력이 약화됐다.
실제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그동안 "현재의 인플레이션이 높은 가격을 감당할 능력이 가장 부족한 이들에게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거듭 경고해 온 바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에너지 쇼크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보다 소득 간 소비 격차를 더 크게 벌려 놓았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