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카이스트 교수 "AI 고도화로 메모리 수요 1000배 폭등...HBF 시대 성큼"

2026.01.16 15:25:14

'HBM 대부' 김정호 교수, 소부장미래포럼서 발표
"멀티모달 AI 등장으로 메모리 수요 급증…GPU 성능 발전 한계"
"HBF 탑재 제품 2027 하반기~2028년 초 등장"

 

[더구루=오소영 기자] “AI가 멀티모달로 진화하면서 10년 이내에는 간단한 아이디어만으로 1시간 분량의 영화를 1분 안에 제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인간의 창작 영역이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되는 셈이다. 다만 가장 큰 약점은 메모리다. 현재보다 메모리 반도체가 1000배 이상 필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1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제15회 소부장미래포럼에서 'AI 2026 예측과 HBM-HBF 하이브리드 메모리 시스템'이라는 주제발표를 진행하며 AI의 미래를 이같이 진단했다. 김 교수는 HBM의 기본 구조를 창안해 'HBM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김 교수는 올해 AI가 텍스트를 넘어 이미지·영상·음성까지 이해하고 처리하는 멀티모달 AI로 본격 전환한다고 내다봤다. 방대하고 복잡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만큼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샌디스크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교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성능 향상에는 한계가 있다"며 "메모리를 통해 성능을 개선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전체적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올해 AI의 주요 특징으로 △논리력과 사고 능력의 강화 △수학 AI·물리 AI·비즈니스 AI 등 분야별로 전문화된 AI 등장 △개인에 최적화된 퍼스널 AI로의 진화 △최근 데이터까지 학습해 반영하는 리얼타임 트레이닝 △다양한 엔지니어링 작업을 수행하는 바이브 코딩 △낸드플래시와 D램 모두 필요한 숏텀·롱텀 메모리 시대 △텍스트가 아닌 음성으로 AI를 제어하는 보이스 인터페이스를 들었다.

 

AI가 고도화되면서 HBM 역시 성능 향상과 열 관리 강화를 위한 기술이 접목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이날 HBM 로드맵을 발표하며 차세대 기술로 실리콘관통전극(TSV)과 냉각에 주목했다. TSV는 메모리 칩을 수직으로 쌓은 후에 칩 사이 얇은 금속 터널을 형성해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는 패키징 기술이다.

 

김 교수는 "고층 건물일수록 엘레베이터 수가 늘어나듯, 미래에는 반도체 면적의 절반가량이 데이터를 전송하는 엘레베이터, 즉 TSV가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물과 승객용 엘레베이터가 분리되듯, HBM에도 신호 전달용 TSV뿐만 아니라 전력을 공급하는 TSV, 열 방출을 위한 TSV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냉각 기술 또한 반도체 후면에 물이 흐르도록 해 직접 칩을 냉각하는 방식으로 바뀐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물이 세지 않고 얼지 않아야 하며 위험성도 없어야 한다"며 "10년 후부터 냉각 기술이 반도체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HBM을 대체할 차세대 메모리로 HBF가 수년 안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HBF는 D램 대신 낸드플래시를 적층해 용량을 10배 이상 키운 차세대 반도체다. 김 교수는 HBM이 '책장'이라면 HBF는 '도서관'이라며 "간단한 시험은 몇 권의 책으로 치를 수 있지만, 복잡한 작업을 하려면 도서관이 필요하다"고 비유했다.

 

삼성전자와 샌디스크, SK하이닉스는 HBF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엔비디아·구글·AMD와 협력해 2027년 하반기~2028년 HBF를 탑재한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 교수는 "HBM은 (상용화까지) 10년이 걸렸지만 HBF는 이미 축적된 공정·설계 기술이 있어 개발 속도가 훨씬 빠르다"고 덧붙였다.

오소영 기자 osy@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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