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비헤이비어럴 랩스(Behavioral Labs·BLINC)'와 손잡고 디지털 사이니지 통합 운영 플랫폼 'VXT(Visual eXperience Transformation)'를 고도화한다. 외부 소프트웨어를 VXT 생태계에 접목, 사이니지 사업의 무게중심을 하드웨어에서 운영·서비스 영역으로 확장하는 데 속도를 낸다.
16일 비헤이비어럴 랩스에 따르면 회사는 삼성전자 미국법인과 파트너십을 맺고 VXT 환경에서 구동되는 디지털 사이니지용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하드웨어와 클라우드 기반 VXT 플랫폼에 비헤이비어럴 랩스의 콘텐츠 운영 기술을 결합한다.
이번 협업을 통해 처음 공개된 솔루션은 규칙 기반 콘텐츠 관리 도구 '유틸릭스(Utilix)'다. 유틸릭스는 시간대, 매장 위치, 고객 특성, 프로모션 우선순위 등 사전에 설정한 조건에 따라 노출 콘텐츠를 자동으로 전환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VXT는 삼성전자가 지난 2024년 1월 글로벌 출시한 통합 콘텐츠 운영 플랫폼이다. 기존 서버 기반 디지털 사이니지 운영 소프트웨어 ‘매직인포(MagicINFO)’를 클라우드 네이티브 구조로 전환했다. 콘텐츠 제작·배포·원격 관리, 하드웨어 상태 모니터링, 보안 관리, 에너지 효율 관리 등을 하나의 클라우드 환경에서 통합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VXT는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제작·관리하는 데 강점이 있지만, 실제 운영 환경에서 어떤 콘텐츠를 언제 노출할지에 대한 판단은 운영자에 의존해 왔다. 비헤이비어럴 랩스의 소프트웨어는 이 판단 영역을 규칙 기반으로 구조화해 대규모 사이니지 환경에서도 운영 부담을 낮추는 역할을 맡는다.
비헤이비어럴 랩스는 디지털 사이니지 콘텐츠를 조건과 데이터에 따라 자동 운영하는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행동과학과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콘텐츠 노출 로직을 설계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비헤이비어럴 랩스와 협업에 나선 것은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경쟁 구도가 변화하고 있는 점과 맞닿아 있다. 패널 성능과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콘텐츠 운영 효율과 자동화 수준이 새로운 차별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VXT는 외부 파트너가 솔루션을 얹을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제공하는 플랫폼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유틸릭스는 이 구조 위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VXT 생태계를 확장하는 동시에 사이니지 사업을 서비스·구독 모델로 전환하는 사례로 읽힌다.
자렛 나스카(Jarrett Nasca) 비헤이비어럴 랩스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은 디지털 사이니지 업계의 선두주자이며, 삼성과 협력해 유틸릭스를 선보이게 돼 영광"이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삼성의 최고 수준 디스플레이 기술과 비헤이비어럴 랩스의 역동적인 소프트웨어 아키텍처가 결합돼 브랜드가 고객과 더욱 의미 있고 매력적이며 측정 가능한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는 강력한 솔루션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헤더 그램코(Heather Gramcko) 삼성전자 미국법인 디스플레이 사업부 서비스·솔루션 제품 마케팅 총괄은 "삼성은 VXT를 통해 파트너와 고객을 위한 디지털 콘텐츠 관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며 "유틸릭스는 삼성전자의 최고급 하드웨어에서 효과적인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유연하고 직관적인 콘텐츠 관리 기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