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5조'…오리온 허인철號, 글로벌 승부수 ing

2025.07.13 06:30:00

현지화 넘어 수출 드라이브…K푸드로 해외 정조준
M&A·투자·메가 브랜드 삼각 전략, 5조 도전 가속화
"식품이든 이종산업이든…성장 가능성 있다면 인수 검토"

[더구루=진유진 기자] 'M&A(인수합병) 장인', '현지화의 귀재', '내실경영의 고수'.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이 지난 11년간 오리온에서 쌓아온 수식어다. 지난 2014년 7월 신세계그룹 출신 재무전문가에서 오리온 부회장에 오른 그는 오리온을 글로벌 식품기업 반열에 올려놨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연결 매출 3조1043억원, 영업이익 5436억원을 달성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원자재 급등이라는 이중 악재 속에서도 영업이익률은 17.5%에 기록했다.

 

하지만 허 부회장의 시계는 여전히 전진 중이다. 이제 그의 목표는 매출 5조원이다.

 

성장의 핵심은 단연 해외다.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의 65%를 차지했다.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등 현지생산거점을 기반으로 현지 입맛에 맞는 제품을 공급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최근에는 전략을 일부 수정해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 수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꼬북칩과 참붕어빵이 대표 사례다. 미국에서 K-컬처와 맞물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아지며 수출량이 크게 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오리온은 대규모 설비 투자에도 나섰다. 충북 진천에 4600억원을 투입해 생산·포장·물류를 통합한 '진천 통합센터'를 오는 2027년 완공 목표로 짓는다. 여기에 러시아 2400억원과 베트남 1300억원까지 더해 총 8300억원 규모 글로벌 투자가 이뤄진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는 매출 5조원,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노린다.

 

허 부회장은 지난 4월 열린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장기적 성장을 위한 M&A는 필수"라며 "연간 2000억원 이상 현금 창출 여력도 확보돼 있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중국·베트남·인도 등지의 식품기업을 1순위로 보고 있다. 다만 식품업계 특성상 거래가 드물고 적합한 매물 자체가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이종산업까지 인수 후보군을 넓히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실제로 지난해 바이오기업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를 5500억원에 인수하며 인수합병 실행력을 입증했다.

 

다만 홈플러스 등 유통기업이나 바이오 추가 확장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유통은 운영 효율이 관건"이라며 관심이 없음을 내비쳤고, 바이오 역시 "기존 확보한 포트폴리오 육성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허 부회장은 글로벌 메가 브랜드 육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대표 브랜드 초코파이에 이은 차기 주자로는 꼬북칩을 꼽았다. 지난 2017년 출시해 누적 매출 5000억원을 기록한 꼬북칩은 미국 시장에서 매콤한 맛을 좋아하는 현지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리온의 전략 변화가 성장성과 수익성을 모두 잡는 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안타증권은 "진천 통합센터 투자는 국내 고정비 축소와 글로벌 수출 대응력 강화라는 이중 효과를 통해 오리온의 구조적 체질 개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진유진 기자 newjins@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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