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 '또' 졌다…금호석화 주주제안 모두 부결

2024.03.22 15:01:22

자사주 소각·김경호 사외이사 선임 등 주주제안 3건 모두 통과 못해
금호석화 "압도적 주주 지지 확인"

 

[더구루=오소영 기자]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박찬구 회장을 상대로 한 공방에서 또 패배했다.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차파트너스)와 자사주 전량 소각과 감사위원 선임을 제안했으나 모두 부결됐다. 박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3전 3패'를 기록하며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금호석화는 22일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에서 '제4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자사주 처분 관련 이사회 권한 명확화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최도성 선임 건 등을 통과시켰다. 해당 안건은 모두 금호석화 이사회에서 제안했다.

 

반면 개인 최대주주인 박 전 상무(9.1%)로부터 권리를 위임받은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 3건은 모두 채택되지 못했다.주총 결의로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게 하는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은 이사회 권한 명확화가 74.6% 찬성으로 통과되며 자동으로 부결됐다. △기존에 취득한 자사주(18.4%·약 525만 주)를 연말까지 50%, 내년 말까지 전량 소각하는 자기주식 소각의 건 △사외이사 후보로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선임하는 안건은 표 대결에서 밀렸다. 사외이사 선임 건의 경우 회사 측 76.1%, 주주제안 측 23%으로 압도적인 표 차이가 확인됐다.

 

양측은 주요 쟁점이던 자사주 처분과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두고 날카로운 공방을 벌였다. 김형균 차파트너스 상무가 "자사주를 마음대로 처분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고 상법 개정 당시에도 재계 반발로 삭제됐다"고 하자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는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했는데 지난해 (발표된) 미국 한 논문에는 자사주를 투자로 활용할 근거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반박했다.

 

김 의장의 추천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분위기가 격양됐다. 김 상무는 이사회 독립성 문제를 지적하며 "배임 행위 수혜자 박준경 사내이사 선임 당시 현 이사진 의견이 궁금하다"고 했다. 백 대표는 "의사 진행을 방해하겠다는 것이냐"라며 "본 안건에 설명을 부탁했는데 오히려 질문을 했다"고 맞받아쳤다.

 

논쟁 끝에 차파트너스의 패배로 결론이 나며 박 전 상무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 박 전 상무는 2021년과 2022년 잇따라 숙부인 박 회장에 반기를 들었다. 주총에서 자신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내용의 안건 등을 제기했는데 표 대결에서 이기지 못했다. 박 전 상무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10.88%로 박 회장(7.14%) 등 현재 경영진 지분율(15.89%)보다 낮다.

 

지난해 주총에서 별도 제안을 하지 않고 올해 소액주주의 권익을 내걸고 승리를 노렸으나 실패로 끝났다. 양대 글로벌 의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에 이어 국민연금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며 패배가 예고됐었다.

 

금호석화는 "보통주 기준 박철완과 차파트너스의 지분 약 10%를 제외한 일반주주의 안건 찬성률은 약 4% 수준으로 주주제안 측의 참패의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은 과거 2022년 박철완의 주주제안 당시 최다 득표 안건 찬성률과 비교했을 때 3%포인트 이상 하락했다"며 "명분과 실리, 진정성 없는 주주제안에 대해 일반 주주들이 공감하지 못하면서 피로감이 점차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총은 오전 9시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위임장 확인과 검수 과정이 늦어지며 약 1시간 이상 지연됐다.

 

백 대표는 이날 경영실적을 보고하며 "석유화학업계 불황이 지속되고 있고 이는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재무안정성을 우선으로 경영활동에 집중하고 대내외 급격한 경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3대 신성장 사업으로 전기차 솔루션과 친환경 바이오,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소재 육성 의지도 내비쳤다. 백 대표는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만이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것"이라며 "어려운 환경일수록 담대한 도전의 자세로 내실과 성장을 이루는 한 해가 되게 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오소영 기자 osy@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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