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롯데·팔도, 露 실적 고공행진에도 '표정 관리'

2023.05.17 15:36:42

오리온 1분기 러시아 매출 482억원…전년比 59% 증가
글로벌 기업 러시아 철수에 따른 식품 유통 공백 채워

[더구루=한아름 기자] 국내 식품 기업이 러시아 시장에서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표정 관리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식품 기업이 러시아에서 철수한 반면 국내 기업은 현지 사업을 유지하면서 반사이익을 보고 있어서다. 때문에 러시아 매출 확대는 분명 호재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롯데·팔도의 러시아 매출 상승세가 가팔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식품 기업이 잇달아 러시아에서 철수하면서 식품 유통에 공백이 생긴 덕이다. 코카콜라·펩시콜라, 린트, 맥도날드, 스타벅스 등이 러시아를 떠나며 발생한 부족분을 국내 기업이 메우고 있단 분석이다. 

 

일각에선 우려의 시선도 적지않다. 글로벌 식품 기업이 전쟁 반대를 이유로 사업을 접었기 때문에 러시아 사업을 계속할 경우 자칫 전쟁에 찬성하는 기업으로 이미지가 박힐 수 있어서다.

 

오리온의 러시아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1분기 러시아 잠정 매출은 482억원을 달성했다. 전년(303억원) 대비 59.1% 늘었다. 영업이익은 83억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러시아 매출은 전년대비 79.4% 증가한 2098억원으로 집계됐다.

 

초코파이 품목 다변화와 비스킷 등 신규 카테고리 확대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오리온은 러시아에서 초코파이 14종류를 판매하고 있다. 현지인 입맛을 고려해 마시멜로 대신 라즈베리 크림 등을 넣은 제품을 출시한 결과 큰 호응을 일으켰다는 설명이다. 작년 6월부터 가동한 트베리 신공장(제3공장) 가동률은 100%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엔 300억원을 추가 투자해 현지에 젤리 생산라인을 증축할 예정이다.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1분기 동안 러시아에서 매출 193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58.4% 성장했다. 롯데웰푸드는 러시아에 초코파이와 몽쉘 등을 판매하고 있다. 몽쉘이 현지에서 인기를 끌자 작년부터 현지 생산을 준비해왔다. 오는 9월 몽쉘이 현지 생산되는 만큼 상승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분석이다.

 

러시아 국민라면 도시락을 판매 중인 팔도 역시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팔도의 러시아 매출은 4915억원으로 전년 대비 62.4% 증가했다. 2021년 팔도 국내법인 매출액(4871억원)을 훌쩍 넘었다. 

 

국내 식품 기업의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도 기대감과 우려를 동시에 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정세 때문에 자칫 전쟁을 옹호하는 기업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식품은 다른 산업보다 정치적 민감도가 낮으므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아름 기자 arhan@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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