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테슬라, 美 정부에 '중국산 흑연' 관세 면제 촉구

2021.12.03 09:19:12

테슬라, USTR에 탄원서 3건 접수…"중국산만 사양·생산량 충족"
SK온 美 자회사 "조지아·포드 배터리 투자에 도움 될 것"

 

[더구루=오소영 기자] 테슬라와 SK온 미국법인이 미국 정부에 중국산 흑연에 대한 관세 면제를 주문했다.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흑연에 관세가 매겨지면 전기차 제조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산 흑연에 대한 관세 면제를 촉구하는 탄원서 세 건을 제출했다. △분말 또는 플레이크형 인조흑연 △분말 형태의 인조흑연 △분말 형태의 천연흑연 등 세 품목에 대한 관세 면제를 요청했다.

 

테슬라는 "전 세계 인조흑연 공급사를 대상으로 실사를 진행한 결과, 미국에서 배터리 생산을 위해 필요로 하는 사양과 생산량을 갖춘 회사는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중국만이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충분한 양의 인조흑연을 공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은 전 세계 흑연 매장량의 33%를 차지하고 있다.

 

SK온의 자회사 SK배터리아메리카(SKBA)도 관세 면제에 지지를 표명했다. SKBA는 "면제를 통해 SK는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고품질의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동시에 미국 가정을 지원할 정규직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며 "포드와의 114억 달러(약 13조원) 합작 투자와 조지아에서 25억4000만 달러(약 3조원) 상당의 투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흑연은 배터리 음극재 제조에 쓰이는 필수 원료다. 캐나다 광물자원 전문지 리소스월드는 하이브리드차에 평균 약 10㎏, 순수전기차(EV)에 100㎏의 흑연이 사용된다고 추정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으로 음극재 수요가 증가하며 흑연의 안정적인 수급은 중요해졌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음극재 수요가 2019년부터 연평균 39% 뛰어 2025년 136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조흑연 음극재 비중은 같은 기간 53%에서 60%로 확대될 전망이다.

 

전기차·배터리 업계는 미국의 관세 부과가 흑연 확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제조 비용이 상승하고 결과적으로 전기차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테슬라는 관세 문제를 두고 USTR과 수차례 마찰을 빚어왔다. 테슬라는 2019년 '모델3' 차량의 컴퓨터와 스크린에 대한 관세 완화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이듬해에는 미국 국제무역법원에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USTR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트럼프 정부가 부과한 관세가 부당하다며 이자를 포함한 관세액을 환불해달라고 요구했다.

 

테슬라를 비롯해 업계에서 관세 면제 요청이 빗발치면서 미국 정부도 이를 마냥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USTR은 지난 10월부터 중국산 인조흑연을 비롯한 기타 재료·부품에 대한 25% 관세 면제를 검토하고 있다. 총 2024건의 탄원서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소영 기자 osy@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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