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규제 파고' 넘지 못했나… 삼성전자 인도법인 대외협력 총괄 돌연 사임

2026.09.16 15:54:03

사전설치·폐기물 규제 등 인도 정부와 갈등 최고조 시점에 퇴진
관료 출신 아가르왈 상무, 4년 만에 백기… 향후 대관 라인 공백 우려
지난 2023년 이어 '핵심 대관 인력' 또 이탈… 삼성 현지 전략 수정 불가피

 

[더구루=김예지 기자] 삼성전자의 인도 시장 대외 정책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총괄해 온 고위 임원이 약 4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인도 정부와의 정책·대외협력 업무를 최전선에서 조율해온 핵심 인사가 회사를 떠나면서, 향후 삼성전자의 현지 대관 조직과 대정부 리스크 관리 체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라지브 아가르왈(Rajiv Aggarwal) 삼성전자 인도법인 상무가 약 4년간의 임기를 뒤로하고 사임했다. 현재 인도 법인에서 마무리 근무를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구체적인 사임 배경은 베일에 싸여 있다.

 

인도 행정서비스(IAS) 관료 출신인 아가르왈 상무는 메타(Meta)와 우버(Uber)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서 공공정책 업무를 두루 거친 뒤 지난 2022년 삼성전자에 합류했다. 이후 삼성전자와 인도 정부 간의 든든한 가교 역할을 맡아 대외정책 및 ESG 업무를 총괄해 왔다.

 

특히 이번 아가르왈 상무의 퇴진은 삼성전자가 인도 현지에서 정부와 굵직한 정책 현안을 두고 마찰을 빚는 예민한 시점에 이뤄져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글로벌 주요 제조사들은 인도 정부가 스마트폰에 정부 운영 애플리케이션을 사전 설치하도록 강제한 데 대해 심각한 개인정보 보호 우려를 제기하며 공동으로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삼성전자는 인도 정부가 기업들의 전자폐기물 재활용업체 지급 비용을 대폭 늘리도록 한 규제 정책에 반발해 법적 소송까지 불사하며 정면충돌한 상태다. 이처럼 대정부 현안이 산적한 국면에서 사령탑이 공백을 맞게 된 셈이다.

 

인도 현지 대외정책 조직이 핵심 인물의 이탈로 진통을 겪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23년 4월에도 삼성전자 인도법인의 공공정책 담당 임원 3명이 불과 일주일 사이 잇따라 회사를 떠난 전력이 있다.

 

이 같은 대관 리스크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요 사업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6.2%로 오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상위권을 형성, 선두인 비보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2023년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저력이 있는 만큼, 이번 수장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향후 현지 시장 주도권 유지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예지 기자 yeletzi_0418@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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