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후(하와이)=이연춘 기자]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의 대표 유통 채널인 'ABC 마트(ABC Stores)' 매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매장 내 가장 목 좋은 메인 진열대를 가득 채운 K-푸드가 한눈에 들어왔다. 과거 한인 마켓이나 대형마트 구석진 아시안 푸드 코너에 머물던 K-푸드가 하와이 전역을 거점으로 한 현지 최대 편의점 체인의 메인스트림의 한자리를 꿰찼다.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곳은 라면 매대다. 농심 '신라면'과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컵라면이 상단부터 하단까지 빼곡하게 층층이 쌓여 있는 모습은 높은 수요를 그대로 반영했다. 실제 현지 소비자와 글로벌 관광객들이 망설임 없이 제품을 골라 장바구니에 담는 모습이 연이어 목격됐다.
특히 매대 중앙에 붙은 안내문이 눈길을 끌었다. ‘Hot Water Available(온수 제공 / お湯あります)’이라는 문구와 함께 미국 저소득층 식품 지원 프로그램인 SNAP 카드 결제 가능 안내가 함께 명시돼 있었다. 매장 차원에서 즉석 온수를 제공할 정도로 K-라면이 현지인과 관광객들의 일상적인 한 끼 식사이자 대중적인 대안으로 완전히 정착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K푸드의 영토 확장은 라면에만 국한되지 않고 스낵과 주류 매대로 가파르게 확산하고 있었다.
스낵 코너 전면에는 삼양식품의 글로벌 히트작 ‘불닭 포테이토 칩(Buldak Potato Chips)’이 대량 진열돼 시선을 끌었다. 라면으로 검증된 불닭 IP(지식재산권)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가 현지 스낵 시장까지 빠르게 침투하고 있는 셈이다.
바로 옆 주류 매대에서는 하이트진로의 ‘진로(JINRO)’ 소주 라인업이 화려하게 매대를 장식했다. 대표 제품인 '참이슬 후레쉬'를 비롯해 현지인들의 과일향 주류 선호 트렌드를 겨냥한 '딸기에이슬', 한정판 '메론 소주' 등이 다양하게 구비됐다. 병당 6.99달러(2병 구매 시 12달러 할인)의 정식 가격표를 부착한 채 현지 로컬 주류 제품들과 어깨를 겨누며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하와이 ABC 마트는 현지 주민은 물론 전 세계 관광객이 이용하는 핵심 유통 채널이다. 이곳 메인 매대에서 확인된 K-푸드의 입지는 일회성 트렌드를 넘어 상시 주류 소비재로 안착했음을 엿볼수 있었다. 현지 유통업체가 최상위 매대를 할애하고 온수 편의 서비스까지 연계할 정도로 K-푸드는 이제 미국 유통망의 주요 수익원이자 대표 핵심 카테고리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